Mr. Big - Lean Into It (1991)

Mr. Big이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었다면 아직까지도 라이브의 필수트랙이 될 것이 분명한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와 ‘To Be With You’만으로도 앨범 [Lean Into It]의 의의는 모두 증명된 셈이다. 이 극단적인 두 트랙은 Mr. Big의 지향점을 정확하게 가리킨다. 전자가 비르투오소 집단으로서의 밴드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면, 후자는 이들의 연주력과는 별 상관없이 뛰어난 감성의 작곡능력(특히나 슬로템포의 노래들에 있어서)을 여실히 확인시키는 곡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음악에 대한 감상을 밝힐 때, Eric Martin의 블루지하면서도 허스키한 보컬, Billy Sheehan과 Paul Gilbert의 장난감 다루는 듯 하는 현 연주, Pat Torpey의 묵직하고 안정된 리듬이라는 구태의연한 말을 애써 뱉어내지 않을 능력이 없다. 더구나 이런 능력 있는 멤버들이 모인 밴드가 짐짓 잘나지 않은 체 하며(혹은 반대로 은근히(!) 잘난 체 하며) 들려주는 매력적인 연주를, 더 이상 잘나지 않은 나의 단어들로 수식하는 것도 언어의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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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ig
- Lean Into It
(1991)

01.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The Electric Drill Song)
02. Alive and Kickin'
03. Green-Tinted Sixties Mind
04. CDFF-Lucky This Time
05. Voodoo Kiss
06. Never Say Never
07. Just Take My Heart
08. My Kinda Woman
09. A Little to Loose
10. Road to Ruin
11. To Be With You


뭔가 더 끼적대야 한다면 자주 듣는 트랙 정도. ‘Alive And Kickin'’, ‘Voodoo Kiss’, ‘Road To Ruin’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운 그루브가 좋고, ‘Green-Tinted Sixties Mind’와 ‘Just Take My Heart’, ‘To Be With You’ 속의 대중적인 멜로디도 좋다. 전에도 어느 글을 통해 쓸데없이 말한 기억이 있는 듯하지만, 내게 Mr. Big의 음악은 한창 질리도록 듣다가도 아쉬울 때면 다시 돌아오는 고향 같은 존재다.

 

그 중에서도 [Lean Into It]은 [Bump Ahead]와 함께 자주 반겨주는 음반들이다(그러나 우습게도 이들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음반은 따로 있다. 이에 대한 혼잣말은 다음 기회에). 음악을 친구나 고향 같은 단어들로 비유하는 것만큼 쓸쓸하면서도 비현실적인 행위는 없는 것 같지만 뭐 어쩌겠는가, 첫 번째 트랙인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의 8비트 리프가 울려 퍼지면서부터 이 가슴 반가운 마음 금할 길이 없는 것을. 초절 기교가 번뜩이는 연주(아무리 자제했다고는 해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대상은 아마도 Mr. Big이 유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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