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루믹스 FX48 (Panasonic Lumix FX48)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한 파나소닉 제품은 이젠 모델명도 기억나지 않는 휴대용 CDP. 용도 폐기되어 지금쯤 집안 어딘가에서 잠들어 있을 테지만, 한땐 좋은 음악으로 내 귀를 달래줬던 녀석이다. 비록 용산이라는 던전에서 바가지라는 악당의 필살기를 고스란히 받고 얻어낸 아이템이긴 하지만.



이후 아이리버나 코원에게 그 자리를 내준 옛 친구야 어쨌든, 지금 마주한 새로운 파나소닉은 루믹스.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와 별로 친할 일이 없는 디지털 카메라다.


디카와 가까운 사이는 아니라 해도 새로 산 물건의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확인하는 순간만은 언제나 즐겁다.


이 녀석, 파나소닉 루믹스 FX48을 포착하는 데 쓰인 녀석들은 교세라 파인캠 SL400R과 올림푸스 뮤 미니. 둘 다 예전 모델인데다 조명이 좋지 않은 곳에서 접사가 제대로 될 리 없는 녀석들이다. 부옇게 왜곡되거나 흔들리지 않은 사진들을 건진 것만도 다행. 루믹스 FX48을 구입한 것은 무엇보다 접사 용도 때문이다.


렌즈는 라이카. 5cm 접사를 지원한다. 메모리는 SD 및 SDHC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꽤 오래간다. 워낙 사진을 안 찍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SL400R을 경험해 본 나로서는 절대 불평할 수 없는 배터리타임을 가진 녀석이다.


크기도 작아 휴대하기도 편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옵션으로 따라오는 루믹스 케이스.


덮개가 자석으로 고정되는 구조여서 기기에 좋은 영향을 주진 않을 듯. 더구나 덮개를 벗기고 어딘가 던져놓은 채 사진을 찍다가 지들끼리 ‘딱’하고 닫히는 소리에 간혹 깜짝 깜짝 놀란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전자기기는 구입한 당시부터 혹독하게 써줘야 본전을 뽑는 건데, 이 녀석은 주인을 너무 잘 만났다. 아니, 자주 어루만져주지 않으니 잘못 만났다고 봐야 하나.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