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제목이자 와이오밍 주의 산 이름인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영화의 러닝타임 중 처음 3분의 1은 산이 스스로를 주인공들의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데 소요된다. 푸르디 푸른 하늘, 흐르는 계곡물, 포근한 양떼, 두드러진 녹색의 산림 등, 잭(제이크 질렌홀)과 에니스(히스 레저)의 뒤쪽으로 산의 풍경이 하나씩 펼쳐진다. 그 모습은 마치 관객의 기억 속에 이 장소가 아련하게 각인되길 바라는 하나의 희망처럼 느껴진다. 카메라가 주인공들과 산에 드리운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두 사람이 양떼를 지키는 일로 고용된 일개 노동자가 아닌 것 같은 착각마저도 들 정도다. 꼭 그 어떤 고민 없이 찾아온 듯한 이 공간. 오로지 자연과 마주하기 위해서, 혹은 두 사람..
1969년 7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레이오(Vallejo)의 블루 락 스프링스 골프코스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연인이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는다. 이 사건으로 여자는 죽고 남자는 살아남는다. 같은 해 8월 1일, 샌프란시스코의 신문사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범인으로 보이는 자의 편지가 도착한다. 편집장에게 직접 전달할 것을 요구한 편지의 작성자는 앞선 사건의 범인이 바로 자신이며, 자신이 누군지는 함께 동봉한 암호문에 나와 있다는 내용을 편지에 담았다. 의문의 편지에는 사건에 대해 범인과 경찰만이 알 수 있는 자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범인이 보내온 암호문에 관심을 갖게 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삽화가 로버트 그레이스미스(Robert Graysmith: Jake Gyllenhaal)는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