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줄리안 무어)은 요즘 남편 데이빗(리암 니슨)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음을 실감한다. 세월이 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녀는 점점 중후해지며 남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남편과 단순히 주름만 늘어가는 듯한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늘어가는 것은 얼굴에 새겨지는 세월의 흔적만이 아니다. 멋진 남편에 대한 의심도 나날이 커간다. 더구나 데이빗의 행동은 의심을 증폭시키고 캐서린은 그런 의심을 확정할 물증을 잡고 싶어 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는지 아닌지, 혹시 그럴 가능성은 없는지 시험해보기 위해 캐서린은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난 콜걸 클로이(아만다 사이프리드)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아름다운 클로이가 데이빗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할 때 그가 유혹의 제스쳐를 취할 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캐서린은 클로이에게..
* 스포일러 포함 이런 말을 계속 해서 안타깝긴 한데 어쩌랴, 각색된 영화의 모든 원작을 일일이 찾아볼 수는 없잖은가. 이럴 때 터무니없이 부족한 독서량을 탓해봤자 소용없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래야만 마음이 좀 놓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나는 주제 사라마구의 원작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 를 봤고, 그래서 원작소설이 이 영화에 가지는 비교우위(당연히)를 측정할 입장이 못 된다는 말이다. 영화를 원작과 분리한 채 영화 자체만으로 보겠다는 구차한 변명. 어느 날 사람들이 하나 둘 눈이 멀어간다. 처음 이 증상을 가진 일본인 환자를 진찰했던 안과의사(마크 러팔로)도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 알 수 없는 증세가 옮겨갈 것이 걱정되어 아내(줄리안 무어)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 하지만 그녀의 눈은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