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물론 그 희망이라는 것이 그간의 아픔을 모른체해서도 안되고, 실체 없는 꿈처럼 달콤하기만 해서도 안되었다. 상업영화의 익숙해진 공식에 의해 영화에 끌려 다니는 느낌을 받기도 싫었다. 뭔가 대단한 걸 봄으로써 치유를 받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저 흔하지 않게 마음을 울려주는 영화를 보고 싶었을 뿐이다. 재수없도록 까다롭지만 아무튼 그런 영화가 보고 싶었다. 문득 20대 초반에 보았던 이 떠올랐다. 마침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꽤 오래 전에 본 영화라 마치 햇빛처럼 따사로운 그 엔딩만이 기억났다. 밤의 차가운 기운을 단숨에 잊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안고 가는 햇빛이었다. 절망을 모두 벗어낸 것은 아니지만 결코 멈춰서지 않으려는.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