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탄생은 하나의 이어진 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 탄생만을 생각하곤 한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또 삶을 즐기게 되면서부터 죽음은 항상 멀리할 그 무엇, 또는 결코 다가오지 않을 미래의 일로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을 상상하는 것은 감당하지 못할 어떤 일을 애써 떠올리는 것과 같다. 물론 죽는다는 것이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경험해 볼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죽음을 앞둔 두 노인의 소원성취 모험기 가 다소 피상적으로 와 닿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리라. 만약 내가 짧게는 몇 일, 길게는 고작 몇 달이라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게 된다면, 나로서는 이들처럼 여유롭게 마지막 하고 싶은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 새파랗게 젊은 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