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의 전작인 은 이야기야 어쨌든 눈 앞에 펼쳐진 시각적 황홀함에 맘껏 도취될 수 있는 영화였다. 감독의 의도가 그래픽 노블인 원전의 완벽한 재현인지 아니면 그저 압도적인 비주얼에 대한 탐닉인지 그 속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스크린 안의 왜곡된 속도와 장렬한 육체로 수식된 액션씬을 바라보고 있자면 보는 이의 뇌 속엔 이미 공허한 이야기에 대한 불평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다. 영화가 차용한 역사의 한 조각은 원작만큼이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테지만 그것이 어떤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적어도 러닝타임 동안은 말이다. 이는 이라고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영화엔 여전히 그래픽 노블이 가진 스타일에 대한 충실한 해석이 묻어나고 그 안에서 역사가 뒤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암울한 슈퍼히어로 이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