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그 자체가 아니라 문학작품에 대한 글을 읽는 것은 언뜻 유쾌하지 않은 일 같기도 하다. 그것은 그 대상으로부터 독자가 받을 수많은 감상 중 몇 가지를 미리 정해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에 대한 감상은 온전히 수용하는 자의 몫이 된다. 문학작품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감상의 수, 즉 그 ‘경우의 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수 만큼이다. 우리 개개인은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지니고 있는가. 작품을 받아들이는 행위는 결국 개개인의 고유한 감정과 경험에 바탕을 둔다. 고로 작품의 해설서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의 수많은 가능성을 미리 가지치기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어떨지. 앞의 문제가 결국 ‘미리 말해진 것의 권위’를 앞서 인정하기에 발생하는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