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4 32g (Apple iPhone 4 32g)

(양력으로) 해가 바뀌기 직전 애플 아이폰 4를 수령했다. 신청한 날로부터 계산해보니 딱 2주가 걸렸다. 내가 속한 차수의 신청기간이 좀 길어지는 듯 했는데, 신청하고 바로 다음 차수로 넘어간 걸로 봐서 나보다 훨씬 오래 기다려 아이폰을 받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폰 3GS까지는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봐도 별로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아이폰 4는 2010년 애플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가 들고 나와 설명할 때부터 끌리기 시작했다.

박스개봉 직후의 산뜻한 아이폰 4의 모습을 남기고 싶었으나, 수령과 동시에 근처 SGP 대리점에 가서 범퍼를 씌워버렸다. 아이폰 4의 진가는 벗겼을 때 드러나는 것을.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 아이폰 4를 사용한지 약 한달 정도 되었다. 역시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기 하나로 휴대폰은 물론, mp3 플레이어, 전자사전, 플래너의 기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니, 마치 어린 시절에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이런, 나도 나이가 들었나…

 


애플 아이폰 4는 그 단순하고 슬림한 디자인 외에도 끌리는 구석이 많은 제품이다. 아이폰끼리는 세계 어디에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페이스타임'(물론 Wifi에 접속되어 있어야 하지만…)도 유용하고, 높은 해상도와 선명함을 자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나, 무엇보다 사용해보고 싶은 어플리케이션이 한 가득인 앱스토어도 매력적이다.

개중엔 몇 달러짜리라고 우습게 보고 이 앱 저 앱 깔아놓다가, 나중에 꽤 불어난 카드결제액에 놀라는 이용자들도 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게 필요한 유료앱이 무엇인가를 아이폰 4를 신청한 시점부터 미리 알아 놓은 후, 휴대폰 수령하면 당분간 그 앱들만 사용할 계획이었다… 고는 하나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앱의 세계는 광대하다…

소니 A846에 담겨있던 음원들을 전부 아이폰 4로 옮겼다. 아이튠즈를 거쳐 동기화 중.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앱은 사전류, 그리고 Flashcards Deluxe.

사전은 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하나씩 구매했다(영어는 Longman 영영사전까지 두 종류). Flashcards Deluxe는 공부하는 외국어의 단어나 문장들을 정리해서 외울 때 활용한다. 한국어를 먼저 보이게 하고 원문을 다음 카드에 보이는 식으로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는데, 암기에 있어서 이보다 효과적인 앱은 없을 거라 믿는다. 휴대폰인 아이폰을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이제 공부에 있어 사각지대가 없는 셈이다. 게으름만 멀리 한다면 자신의 어휘력을 늘리는 것도 시간문제.

Exchange로 지메일(Gmail)과 연동시켜 연락처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편리하다. 내 경우 중국과 한국의 연락처를 나눌 필요가 있었는데 지메일 주소록에서 그룹으로 나눠 관리를 하니 아주 효율적이다. 심카드나 아이폰 내 연락처 저장여부와 상관없이 단지 클릭과 연동만으로 현재 필요한 연락처를 불러오거나 필요 없는 연락처를 지울 수 있다.

요즘 사양대의 디카만큼의 성능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쓸만한 카메라, 아이폰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아이팟 메뉴, 부드럽고 빠른 터치감 등이 아이폰 4를 구입한 것에 후회가 없도록 해준다.

아이폰 4로 촬영한 사진(리사이즈, 무보정). 보급형 디카 정도라면 굳이 따로 들고 다닐 필요는 없을 것 같다. HD 비디오도 촬영 가능해 활용도도 높을 듯.


다만, 아이폰 4에도 치명적인 단점은 존재한다. 바로 너무나도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

인터넷 상에는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는 갖가지 팁들이 존재하지만 모두 그 기본 원리는 같다. 바로 아이폰 4가 제공하는 편리한 기능들을 끄고 살라는 것. 그 기능들을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아이폰 4였는데 그것들을 사용하지 말라니... 현재로서는 보조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거나 어댑터를 항상 휴대하는 방법이 제일 나은 듯하다. 통화량이나 각종 앱을 이용하는 횟수가 많은 날에는 오후쯤 되면 배터리가 바닥나게 되니 어쩔 수 없다. 아이폰 4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한 달여 동안 정말 잘 사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도 마찬가지겠지만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활용능력에 따라 더 스마트해지거나 덜 스마트해질 수도 있는 것 같다. 공부할 게 많다.


팬 많고, 안티 많고, 말 많은 애플 제품을 처음 사용한다. 아이폰 4는 좋은 의미에서 왜 애플이 그렇게 화제가 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제품이다. 기기 자체뿐 아니라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으로 추가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그들의 뛰어난 상술도 놀랍다. 아이폰 4를 써보니 아이패드는 물론, 애플스토어에서 보고 반해버린 맥북에어에도 더더욱 눈이 간다(특히 Garage Band는 꼭 써보고 싶다!).

아이폰 4를 잘 사용하다가 아이폰 5는 건너뛰고 6 즈음에 바꿀까 생각 중인데 과연 계획대로 될까? 아이폰 5가 내 다리를 붙들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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