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바이킹 소년 히컵(제이 바루첼)은 얼떨결에 전설로만 구전되어온 드래곤 '나이트 퓨리' 한 마리를 잡는데 성공한다. 히컵은 마을의 족장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용맹한 바이킹 스토이크(제랄드 버틀러) 앞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이었다. 지금이 바로 그 절호의 기회. 그는 드래곤이 추락한 장소를 찾아가 '나이트 퓨리'를 죽이려 시도한다. 그러나 삶을 체념하는 드래곤의 눈빛을 본 히컵은 마음을 돌려 오히려 그를 묶고 있던 올가미를 풀어준다. 소년은 더 나아가 '나이트 퓨리'에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 때문에 입은 상처를 치유해 준다. 그 과정 속에 그는 드래곤이 사람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는다. 이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본 게 벌써 작년이다. 인상적으로 본 작품이니..
F. 게리 그레이의 신작, 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관객의 감정은 볼 일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화장실을 떠나야만 하는 어느 불행한 사람의 그것과 매우 유사할 지도 모른다. 미국 법 체계의 불완전성을 떠보려는 시도가 살인자의 손에 가족을 잃은 한 가장의 사이코드라마로 확장되더니, 이내 슈퍼히어로에 가까운 테러리스트의 복수극으로 발전하다 끝내 허무한 엔딩에 종착한다. 이런 저런 갈래로 피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의 가능성들이 제대로 뻗어나가지 못한 채 관객을 어정쩡한 길 한복판에 서 있게 만든다. 영화가 기상천외한 테러의 전시장이 되려 했는지, 세상을 향해 복수의 X침을 날릴 수 밖에 없는 비정한 부성(父性)을 강조하려 했는지, 아니면 출세를 목표로 한 현실주의자들의 독무대가 된 미 법조계를 풍자하려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