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거장’이라는 단어에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많은 대중의 인기와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이 ‘거장’이라는 단어로 탈바꿈해 해당 아티스트를 수식할 때엔, 왠지 모를 강압을 느끼곤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다수의 의견이 뭉쳐 혹시 있을지 모를 소수의 반대를 암묵적으로 억압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쯤 생각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Toto와 같은 밴드를 ‘별로’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 그렇게 심각한 얘기는 아니다. 단지 Toto의 지나치게 매끈한 팝음악이 조금 거슬렸을 뿐이랄까. 분명 비르투오소 집단임이 틀림없는 이 괴물들이 내놓는 음악들은 너무나 절제되고 너무나 감미로워서 혹시 '금욕의 계'라도 결성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참아도 정도..
오랜만에 다시 찾은 피트니스 센터. 예전에도 느낀 거지만 피트니스 센터의 선곡은 대개 기대이하일 때가 많다. 불특정 다수인 회원들의 입맛을 하나하나 맞춘다는 것이 불가능하도 하고, 격한 운동이 주를 이루는 장소답게 주로 비트가 강한 클럽(나이트)용 댄스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간혹 트레이너의 취향에 따라 락이나 힙합이 등장하기는 하나 이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문 경우다. 게다가 볼륨은 왜 그렇게 크게 키워 놓는지. 음악소리가 엄청나게 큰 센터에 다닌다거나, 또는 그 볼륨을 약간만 줄여달라는 조심스런 요청이 30분 내에 은근슬쩍 무시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렵겠지만, 대개의 경우 본인의 mp3p를 통해 약 한 시간 반 가량의 운동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비트 소리는 엄청나게 강조되었음에도 들을수록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