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를 향한 록매니아들의 지나친 경계심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취향의 차이 때문이라고 쉽게 얘기하고 싶지만 사실은 그렇지만은 아닌 듯하다. 수많은 소녀들(이제는 숙녀들이라고 해야 하나)로 이루어진 팬덤이나 언제나 소년 같은 그 목소리와 외모, 그리고 매 앨범 다른 색깔을 입히는 그 장르적 다양성 등, 서태지는 이른바 마초의 전유물로 상징되는, 그래서 마초를 동경하는 소년들의 한결 같은 우상이 되어온 여타 록밴드들과는 그 풍기는 냄새나 음악의 구성성분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기타가 내뿜는 굉음과 심장을 두드리는 베이스드럼이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이 음악장르씬에서 스타일 넘치고 예쁘장한(!) 서태지의 음악과 외모가 그들의 심기를 묘하게 건드렸다고 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서태지는 록을 연주하는 아이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