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의중이야 일개 관객으로서 알 길이 없겠지만 “우아한 세계”는 마치 1997년 같은 해에 태어났던 “초록물고기”의 판수, “넘버3”의 조필이 이후 한 가정의 가장이 되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에서 태어난 듯한 영화다. 이 두 영화 이후 송강호라는 배우가 조폭이라는 한정된 카테고리에 묶이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도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그는 10여년 동안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 냈고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출발점과도 같은 조폭의 신분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오픈 코메디쇼같은 짧은 콩트들의 연결에 지나지 않는 영화들이 조폭영화라는 이름으로 수없이 등장해 온 한국 영화계에서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채택한다는 것은 분명 일정한 핸디캡을 가지고 시작하는 시합과 같다. 이제 관객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