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엿본다는 것은 대개 지루함과는 거리가 먼 행위다. 아마도 인간의 무의식 어딘가에 타인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영역이 깊숙이 잠재하고 있으리라. 더욱이 그 대상이 무척 흥미롭거나 신비로울 때 그 호기심의 세기는 훨씬 커진다. 그래서 우리는 일견 고리타분하게 여기면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명사의 자서전, 에세이류를 찾거나 말초적인 자극 말고는 얻을 게 없다는 걸 앎에도 연예인의 가십기사를 둘러보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숱한 소설 속 가상의 세계에도 질려 버리고 사회과학서적류에 적혀있는 이념들에 머리가 아픈 독자들이 호기심의 덫에 걸려드는 순간이다. (이하 )는 일본이 자랑하는 영화감독이자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의 짧은 에세이들을 모은 책이다. 그에게 호기심을 가진 이라면 살짝 엿볼 만 하다. 이른바 자..
좁아터진 아파트 속 다섯 젊은이. 스물 한 살의 대학생 스기모토 요스케는 선배의 여자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특별한 일이 없는 23세의 청춘, 오코우치 고토미는 어느새 TV속 스타가 되어버린 남자친구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것이 일과다. 그보다 한 살 많은 소우마 미라이는 청춘의 비밀을 술잔 속에서 발견하려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을 집안에 끌어들인다. 그 미지의 소년은 알고 보니 밤마다 몸을 파는 나름 장사꾼. 영화사에 근무하는 스물 여덟의 남자 이하라 나오키는 애초에 애인과 시작한 이 동거생활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청춘이란 한 단계 성숙해졌다고 믿고 싶을 때마다 결국 제자리라는 것을 깨닫는 시기가 아닐까. 나중에야 그때를 추억하면서 얼마간의 골치 아픈 순간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