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허세’라는 말이 유행인가보다. 사전적 의미로 ‘실상이 없는 기세’를 일컫는다. 겉으론 강한 척, 무언가 있는 척 하지만 알고 보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란 얘기다. 의 강재(최민식)가 그런 인간이다. 조직동기는 벌써 보스가 되었는데 그는 업소 ‘삐끼’와 ‘웨이터’ 사이에서 선택할 권리도 부여 받지 못한 말단 조직원이다. 겉으론 의리와 충심 빼면 시체라는 이 세계에서 까마득한 후배들에게조차 인사를 받지 못하고 사채 빚 독촉협박작업에 함께 따라갔다가 방해만 된다며 ‘쿠사리’만 듣는다. 유일하게 그가 머물 자리였던 비디오 대여점은 구치소를 며칠 갔다 온 사이 다른 후배놈이 꿰찼다. 말이 조직원이지 나이만 먹었을 뿐 어디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강재는 더욱 허세를 부린다. 안이 빌수록 나이를 들먹이고..
각기 개성이 다른 선수들이 대회우승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자리에 모인다. 혹독한 훈련과정, 선수들간의 감정대립, 시스템 안에서 드러나는 불합리, 이 모든 역경을 외치고 드디어 마지막 결전의 순간에 다다른 주인공들. 최종 경기는 이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지금까지 거쳐왔던 수많은 장애물들이 부상, 역전, 승리, 패배, 좌절, 환희 같은 감정과 단어들에 깃들어 이 마지막 경기를 수식한다. 마치 코 끝이 찡해오듯 강렬하게 농축된 이 인생의 축소판. 누군가가 승리하면 다른 누군가는 패배하는 결코 따뜻하지 않은 결과의 이분법.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 불리는 실제 스포츠경기보다 더 강한 인상을 주는 스포츠영화는 매우 드물다. 불확실성에서 오는 긴장감과 한 순간의 차이로 결정되는 긴박한 승부를 완벽하게 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