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간의 화제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이 영화에 대해 끼적거리려다 그만두기를 여러 번, 그새 시간은 한참이나 지났다. 이유는 뭐, 이미 할 얘기는 다 나온 마당에 중언부언 하기도 그렇고, 영화에 대한 느낌이 첫 번째 감상과 두 번째 감상 사이에서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뭔가 잘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랄까. 내가 본 ‘판도라’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거울. 혹은 새로운 오락거리로 다가온 단순한 환상. 관객들의 현실 탈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는 매우 정형화된 이야기에 보는 이의 현실 감각을 마비시킬 만큼 탁월한 시각효과를 얹힌 롤러코스터 영화다. 아니, 반대로 눈이 휘둥그레지는 비주얼을 뼈대로 하고 거기에 살짝 스토리를 더했다는 편이 옳겠다. 를 보며 든 첫 번째 생각은,..
시리즈 영화를 보다 보면 간혹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을 발견할 때가 있다. 멀리는 이, 가깝게는 가 떠오른다. 물론 흥행수치만으로 그 영화적 가치를 판가름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고, 한 작품에 대한 개개인의 감상은 그 개개인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니 이 또한 쉽게 단정짓기 어려운 문제다. 단지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던 작품에 함몰되지 않고 그 나름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획득했다는 것이, 이 영화들을 성공적인 속편이라 칭할 때 가장 그럴듯한 부연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하 ) 역시 그런 영화였다. 1편 가 관객에게 숨막히는 스릴을 선사함과 동시에 마치 공포영화처럼 처절한 탈출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면, 는 놀라운 시각효과를 동반한 폭발적인 액션을 바탕으로 간간이 유머를 배치하거나 끈적한 버디무비 같은 ‘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