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는 사진집이 아닐까 생각했다. 설령 글이 있더라도 페이지 안에서 사진의 비율이 훨씬 높은. 생각보다 사진이 그다지 많이 수록되진 않은 ()는 수필집이다. 이 책의 제목은 소설가인 저자가 일상의 한 부분을 글로 포착하는 행위를 카메라가 대상을 담아내는 것에 빗댄 것이다. 물론 지은이가 직접 찍은 것, 혹은 그렇지 않은 이미지 등, 사진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 ‘농담하는 카메라’란 진짜 농담을 하는 어떤 놀라운 기계가 아니라 저자 자신을 가리킨다. 잠시 다른 얘기지만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면서 뭔가 선수를 빼앗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블로그를 몇 달간 방치해두었다가 다시 끼적대기 시작할 때쯤 내 머리를 스친 것이 바로 블로깅이 사진 찍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첫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