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국에 근무하는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는 아들과의 영화약속을 뒤로 하고 직장동료의 부탁으로 출근한다. 빗나간 일정만큼이나 불안한 하루가 지나간다.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사라졌다. 이웃을 수소문해보고 경찰에도 연락해보지만 아홉 살 난 아들 월터는 나타나지 않는다. 엄마의 초조한 심정엔 아랑곳 없이 경찰의 대응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 누구도 그녀의 말을 기꺼이 들으려 하지 않다가 마지못해 실종신고를 접수 받는다. 긴 나날들이 지나가던 어느 날 경찰로부터 월터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크리스틴을 기다리는 건 생명부지의 어린아이. 얼굴이 다름은 물론 키도 자신의 아들보다 작고 어디서 포경수술까지 해온 이 의문의 아이를 경찰은 크리스틴의 아들 월터와 동일인이라 우긴다. 여..
일개 관객으로서 3D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영화잡지나 관련 사이트 등을 통해 단편적인 지식을 접할 뿐으로, 관심 있는 부분이 아니어선지 그마저도 곧 잊히기 일쑤이다. 시리즈로 대변되는 초기 장편 작품들을 봤을 때 느꼈던 놀라움과 신기함, 에서 섬세하게 처리된 설리의 털 정도가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애니메이션의 이 한 형태가 하나의 장르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후에는 당연히 여느 영화를 대할 때와 비슷하게 그 외형적인 매력보다는 안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에 더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전통적인 동화세상에 대해 발랄한 전복을 꾀했던 시리즈를 좋아했고 탄탄한 내러티브 속에 큰 웃음을 간직한 브래드 버드의 작품들을 재미있게 감상했..
스크린을 통한 현실의 대리만족과 강렬한 액션 속 아드레날린의 분출. 단 이 두 문구로 영화 는 설명될 수 있다. 스트레스 속에 꼼짝없이 갇힌 채 살아가는 주인공 웨슬리(제임스 맥어보이)는 어느 순간 놀라운 능력을 갖춘 암살자의 본능을 깨우친다. 그것은 껍질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 새처럼 그 자체로 두 번째 탄생이라 할 만하다. 자신의 밥줄을 쥐고 있기에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던 짜증나는 직장 상사에게 과감히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고, 자신의 여자친구와 몰래 즐기면서 앞에서는 친한 친구 행세를 하는 역겨운 직장동료에게 회심의 펀치를 날리는 웨슬리. 인정하긴 싫어도 비유적으로든 사실 그대로든 현실의 내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던 영화 속 나약한 인간이 이젠 앞뒤 가릴 것도 없는 마초로 다시 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