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도시 ‘고담’에서 검은 망토를 휘두르는 이 백만장자는 모든 범죄의 원흉을 잡아들일 기세로 움직인다. 도시를 구원하고자 하는 그의 신념은 때로 범죄자를 거둬들이는 행위 자체에 경도된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싸움의 끝이 영원히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의 마지막에서 고든 경감은 배트맨에게 쫓는 자들(배트맨)과 쫓기는 자들(범죄자)의 힘의 균형은 서로 경쟁하듯 커져만 갈 것이라는 뉘앙스의 대사를 읊는다. 그것은 악당이 있는 한 배트맨은 움직이고, 배트맨의 망토가 펄럭이는 사이 악당들은 다시금 그를 필요로 하는 범죄를 실행에 옮길 거라는 암시다. 이 두 존재는 서로 없애야 하는 대상에서 결국 공생하는 관계가 된다. 브루스 웨인이 헛된 이상을 꿈꾸는 망상가가 아니라면 도시를 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