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스 900A (Asus 900A) 넷북 구입
- 그 外 이야기/소비의 기록
- 2009. 6. 14.
손에 쏙 들어오고 가방에 가볍게 넣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이 있었으면 했다. 그렇다고 딱히 절절한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장소에 구애됨 없이 워드작업이나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럽고 탐났을 뿐이다.
문제는 이른바 넷북이라고 통용되는 일련의 제품 군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해졌다는 것. 선택의 폭이 넓어진 장점도 있지만 또 그만큼 여러 가지를 서로 재봐야 하는 단점도 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정보들을 살펴보니 사실 그 수많은 넷북들이 거의 똑 같은 CPU를 사용하는 만큼 큰 사양의 차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제는 가격이었다.
실제로 본 HP제품들이 디자인에 있어서 굉장히 매력적이었지만 역시 문제는 가격이었고, 국내 대기업 메이커를 달고 나온 제품들도 편리한 A/S라는 큰 장점을 내세우곤 있어도 이정도 성능의 노트북을 그 돈을 주고 사기엔 좀 아까웠다. 그나마 아수스(Asus) 제품들이 성능에 걸맞은 가격(이조차도 해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비싼 감이 있지만)인 듯.
강력한 배터리 성능을 자랑하는 1000HE와 웬만한 성능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900A 사이에서 조금 고민하다 결국엔 낮은 가격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하여 손에 들어온 아수스 900A 미니노트북.
일단 상자에서 꺼내 받아 든 노트북의 크기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 반면에 무게는 1000HE를 선택했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칠 정도로 좀 묵직하다. 1kg이 채 되지 않는 무게임에도 이 정도라면 1kg를 상회하는 넷북들은 조금 부담이 될지도 모르겠다.
열흘 정도 사용해본 결과, 대략적인 넷북의 장단점이 드러난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휴대성. 제품에 포함된 파우치에 넣어 작은 백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그러니 무선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넷북의 놀이터가 된다. 커피전문점에 편히 앉아 느긋하게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가능하다.
단점은 역시 키보드. 900A가 8.9인치 형인만큼 키보드 또한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 배열되어 있다. 손이 좀 큰 유저들이라면 오타가 나올 확률이 크다. 적응될 경우 문제가 없다곤 해도 10인치 크기의 넷북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든다(10인치가 넘어갈 경우 휴대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또 불편을 호소하는 작은 오른쪽 Shift키는 다행히 내 타자습관이 오른쪽 Shift키를 많이 쓰지 않는 쪽으로 굳어져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허나 그 반대일 경우 구입 전 신중히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듯하다.
최근엔 900A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덕분에 나는 2기가 램업에 액정보호필름과 키스킨을 포함한 구성을 선택했는데 업그레이드 된 램의 성능은 잘 체감되지 않는다. 다만 램디스크를 설정해 약간의 속도변화 정도는 느끼고 있다. 액정보호필름은 워낙 꼼꼼하거나 세심한 성격이 아니라 붙이기를 포기했고, 키보드를 직접 써보니 키스킨도 별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배터리 완충, 그리고 Power Saving Mode 선택 시 약 3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휴대성이 생명인 이런 제품에 있어서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부에서 자주 사용할 경우 어댑터 휴대는 필수다.
900A의 디자인은 간혹 컴퓨터가 아닌 장난감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만큼 귀엽기도 하고 가벼워 보이기도 한다.
이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딱 필요한 사양의 조합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 1000HE의 배터리 성능에 900A의 무게를 가지고 HDD 대신 SSD를 사용한 제품. 거기에 HP 스타일의 세련된 디자인이면 Atom CPU를 사용한 고만고만한 성능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탐낼만한 제품이 되지 않을까 상상했다. 불행히도 그런 제품은 찾을 수 없었지만 당분간은 900A 정도의 미니노트북으로도 내가 하고 싶었던 작업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고가의 넷북이 잔뜩 등장하는 요즘, 이 정도면 착한 가격에 괜찮은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