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저자(著者)를 떠난 책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인생에 관여하는 지에 관한 짧은 이야기다. 책 속 ‘나’의 동료인 블루마 레논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을 막 사서 읽다가 차에 치였고, 주인공의 친구를 비롯한 몇몇 주변인들도 떨어진 백과사전에 머리를 맞아 반신불수가 되거나 구석의 책을 꺼내려다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슬프면서도 상상이라 생각하면 왠지 우스운 이 일화들을 보여주는 것보다, 책의 ‘무서움’, 그러니까 그것들이 인간의 일생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오는 일종의 ‘두려움’을 설명하기란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책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운명이 좌우된 그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책의 우산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사실을 새삼 깨닫는 것은 왠지 낯설다. 인간이 성장하면서 신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