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냐리투의 영화를 보는 것은 누군가의 황폐해진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런 경험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지난 아픔을 안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거나 혹은 영화에서 실시간으로 그런 역경과 마주치게 된다. 영화 에서 지구상의 다른 공간에서 동시간에 발생하는 사건들은 서로 희미한 끈으로 연결되어있다. 각기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들여다보기 위해선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하는 의 에피소드들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출발점의 작은 행위가 거대한 폭풍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닮아있다. 모로코와 일본, 그리고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역이라는 영화 속 장소들은 각 공간간의 거리만큼이나 서로 단절되어 있지만, 인간사를 고난의 연속이라 부를만한 몇 가지 감정들을 공유하고 있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영화를 통해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