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스펜서 존슨, 콘스턴스 존슨)



자기계발 관련 서적들은 대개 인간의 자기암시를 다룬다. 우리가 삶을 꾸려가는 순간순간 강한 암시를 통해 결국 긍정적인 마인드로의 복귀를 촉구하는 것이다. 다만 각 책들은 그 주제가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어떤 어휘와 소재가 첨가되는가가 다를 뿐이다. 최근 수 년 동안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빼곡히 자리잡은 이 비슷비슷한 책들은 하나의 주제를 누가 더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지를 경쟁한다. <멘토>도 그 중 하나로서 역시 자기암시를 도구로 삼아 독자로 하여금 인생의 순로를 찾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멘토>는 성공적인 사업가로 살고 있는 주인공 존이 자신의 인생에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음을 깨닫고 그에게 도움이 될만한 강의를 찾아 다닌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1분 멘토’라 불리며 학생들이 스스로 가르치는 방법을 전달한다는 소피아 선생님의 인터뷰를 접하고 그녀의 강의를 듣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부분은 소피아가 자신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이고 두 번째 부분은 같은 선생님들에게 그녀의 방법론을 강의하는 장면으로 되어있다. 주인공 존은 두 과정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두 강의를 끝낸 이후 소피아와의 단 둘만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방법을 되새김하는 장면들이 마지막 챕터에 삽입되어 있다. 결론적으론 이 모든 챕터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피아의 가르침은 실은 매우 간단한 과정을 거치는데, 그녀의 ‘1분’ 행동론은 크게 세 단계로 그것은 첫째 ‘1분 목표’, 둘째 ‘1분 칭찬’, 마지막으로 ‘1분 성찰’로 이루어져있다.

 


각 단계에서 해야 할 행동들은 그 제목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1분 목표’에서는 말 그대로 자신이 이뤄야 할 목표를 설정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 목표를 이미 이룬 상태를 상상하는 것이다. ‘1분 칭찬’에서는 자신이 잘한 일에 대해 스스로의 칭찬을 이끌어낸다. 이 순간의 긍정적인 기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1분 성찰’은 자신이 실수했을 때의 행동양식이다. 이때는 자신의 잘못된 점을 30초 동안 점검한 후 나머지 시간을 통해 자신의 실수가 자학으로 귀결되는 것을 막는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식의 서적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일종의 화려한 말솜씨를 통해 다시 설명해 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자기암시가 스스로의 정신과 행동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사고방식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결국엔 더 바람직한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이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그런 것들을 순간순간 잊고 지나칠 뿐이다. 그러므로 <멘토>는 사실 거대한 어떤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가 인생에 대처하는 또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다소 식상해 보이는 가르침 속에서 마음에 드는 점이 있다면 결국 인생의 길은 스스로 밟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책의 태도이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의 인생이 누군가의 영향으로 변화되었음을 불평하거나 혹은 반대로 그것을 기대하는 태도를 갖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 쓸모 없는 원망과 큰 기대감 뒤의 더 큰 실망감으로 다가오게 된다. 또 하나는 인생의 목표를 향해 가는 도중 일어나는 실수를 온전히 인정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도 자기자신은 여전히 존중할만한 존재라는 것을 <멘토>는 강조한다. 하나의 잘못에 얽매여 스스로를 질책하면서 앞으로의 더 긴 여정에 쓸데없는 장애물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다. 걱정은 실로 아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것은 결국 개인의지의 문제이다. 이미 인생의 행로와 스스로의 마음가짐 모두 굳건히 구축된 사람들에겐 <멘토>는 지루한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얼마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멘토>의 세 단계는 모두 자신의 마음가짐을 설명하는 것으로 만약 막연한 인생관 속에서 스스로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실행해 봄 직하다. 거기에 책의 길이와 내용의 핵심도 매우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갖가지 소재와 어휘들을 만리장성 쌓듯 거창하고 지루하게 벌려놓는 다른 자기계발, 자기암시 서적보단 거부감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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