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꼴레오네가의 탄생 - The Godfather / 대부 (1972)

우리는 폭력과 위선으로 점철된 마피아의 세계를 영화 “대부”를 통해 간접경험 할 수 있다. 이 세계에서는 서로의 뒤통수를 겨눌 총구를 등 뒤에 숨긴 채 친구의 모습을 가장하던 이들이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웃는 얼굴로 서로를 견제하며 수면 밑에 도사리고 있는 음모를 파악해야만 우리 가족이 살아남을 수 있다.

아버지 비토 꼴레오네로부터 ‘대부’의 자리를 물려받은 마이클이 사탄을 멀리한다는 다짐을 신에게 맹세할 때 다른 한 쪽에서는 주요 보스들의 숙청작업이 진행된다. 그 순간 신성한 성당은 거짓을 맹세하는 위선의 현장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가장 가까운 내부의 인물조차 저세상으로 보낼 수 있는 그들에게 폭력이란 권력을 보장해주는 담보와 같다.


72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파격적인 폭력신을 담고 있는 “대부”는 폭력과 배신이 난무하는 마피아의 세계를 생생하게 다루면서도 그 것을 결코 추하게 그려내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비토 꼴레오네가 마약사업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장면들은 우리가 짐작하는,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정사정없는 깡패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게다가 평소 냉철한 카리스마를 유지하면서도 가족에게 사랑으로 다가가는 ‘대부’ 비토 꼴레오네는 마치 나보다 몇 배는 크고 넓은 어깨를 가진 든든한 아버지의 모습과 다름없이 다가온다.

 


이 영화가 마피아를 미화하고 있다는 것은 피해갈 수 없는 의혹이지만 또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호감 가는 영화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조직의 고문변호사 탐 헤이건을 연기한 젊은 시절의 로버트 듀볼Robert Duvall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한사람의 팬으로서 즐거운 체험이었다.(그래서 더욱 개런티문제로 그의 출연이 무산된 3편이 안타깝다.) 그 외에도 불같은 성격의 큰형 소니 역의 제임스 칸James Caan과 지금은 어느새 호통연기(?)의 대가가 되어버린 알 파치노의 젊은 모습은 왠지 낯설면서도 새로웠다. 지금은 명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이들이 젊은 얼굴로 연기하는 생생한 캐릭터들은 “대부”가 가지는 큰 미덕 중 하나이다.

또한 위험한 것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그 반대쪽에 아름다운 얼굴을 감추고 있는 법이다. 긴장감 넘치는 패밀리들의 세력다툼은 언제 뒤통수에 총알이 박힐지 모를 숨막히는 상황을 조성하지만 바로 그것이 마피아의 세계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 긴장감 있는 구성은 바로 뛰어난 각본과 뛰어난 연출력으로부터 태어난다고 나는 믿는다. 이 것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에 동화되어 마피아의 삶을 간접체험하는 경험이야말로 결코 0과1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영화의 마법인 것이다.

* 이미지출처 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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