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곳에선 티스토리 접속이 번거롭다. vpn 프로그램을 써야 (속도는 느리지만) 원활히 접속이 된다. 그래서 요 며칠 이사를 목적으로 구글 블로거나 이글루스, 혹은 설치형이 아닌 가입형 워드프레스 등을 둘러봤다. (설치형은 나 같은 컴맹에겐 다가가기 힘든 존재.)
모두 나름의 장단점은 있는 것 같은데 티스토리를 오래 써와서 인지 지금 머무는 곳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킨이 꽤 마음에 들기 때문에 이 스킨을 그대로 가져갈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텍스트큐브닷컴. 지금까지 설치형만 서비스하는 줄 알았는데 가입형 블로그도 함께 제공하고 있었나 보다. 예전 친척관계나 마찬가지였던 만큼 티스토리 백업 데이터 그대로 이사할 수 있고 또 무엇보다 접속이 원활할뿐더러 베타 테스트기간이라 이벤트도 한다.
그런데 티스토리 데이터 백업과정에서부터 문제 발생. 자꾸 끊기는 접속 때문에 파일이 제대로 받아지지 않는다. 4월 초에 받아놨던 파일이 그나마 완전체(?) 녀석이어서 급기야 그 녀석으로 이사 및 복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근 한 달간 쓴 글들이 몇 개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텍스트큐브에서 데이터복원을 클릭하니 200메가 이하라면 직접 업로드가 가능하다는 안내문구가 보인다. 내 파일은 130메가 정도. 그래서 바로 올려버렸지만 어쩐 일인지 계속되는 실패…라기보다는 정지화면의 연속. 더 기다려볼까도 생각했으나 뭔가 느낌이 아니다 싶어 200메가 이상의 파일을 복원하는 방법을 사용해봤다.
네이버 대용량 메일로 업로드를 한 후 첨부파일의 주소를 입력하는 방식(웹에서 백업파일 가져오기)으로 순식간에 복원에 성공. 잠시 동안 멍한 나. 내가 유의사항 어딘가를 빠뜨리고 읽었던 것일까. 원인이 난독증인지 시스템에 대한 몰이해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몇 시간을 허비한 기억을 떠올리니 입맛이 씁쓸하다.
고생이라는 단어의 느낌엔 못 미쳐도 꽤 귀찮다고는 말할 수 있는 이 작업을 지나 드디어 스킨 손보기. 근데 같은 스킨의 텍스트큐브 버전을 사용해도 도무지 똑같이 복원되지를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파이어폭스에서는 그럭저럭 재현이 되는데 IE8에서는 폰트도 제각각, 글의 모양새도 제 마음대로다. (이 부분이 쫌 설명하기 힘든데 뭐랄까 글 전체가 통일성 없이 지저분한 모양새랄까.) 아직까진 익스플로러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봤을 때 이렇게 못생긴(?) 블로그로 이사했다고 차마 공개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바로 포기해버린 거다. 글도 자주 못 올리는 마당에 또 스킨을 가지고 씨름을 할 수도 없는 거고. 요 스킨이 css가 좀 특이한지(정확히는 내가 익힌 ‘길거리-막무가내-근본 없는-무식한’ css 편집방법이 잘 통하지 않았다는 쪽에 가깝지만) 디자인상의 미묘한 어긋남을 맞추기가 좀 어렵다. Windows Live Writer로 쓴 것과 직접 쓴 것의 모양새가 다르고 이미지가 차지하는 공간도 전에 쓰던 스킨과 다르다. 지난번 스킨 교체 시에 겨우 맞춰놓은 것을 텍스트큐브로 이사하면서 다시 만지려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래서 사람은 공부해야 한다. 블로그 하나 꾸미는 데에도 이렇게 적잖은 지식이 필요한 것을… (게다가 IE8에서는 텍스트큐브의 위젯 관리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아무튼 그렇게 이사는 포기했지만 이 참에 RSS 주소를 바꾸기로 했다. 원래는 이사 후의 블로그 피드로 사용하려던 주소인데 이사가 물거품이 되었으니 요거라도 살리련다.
새로운 블로그 개설이 아니라 완전 이사를 마음 먹으니 의외로 신경 쓸 것들이 많았다. 각종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마치 이사를 신고하는 것마냥 바뀐 주소를 일일이 입력해줘야 할 테고 즐겨 연결해 놓는 TTB 링크도 모두 바꿔줘야 할 거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내 RSS를 등록해 준 분들께도 알려야 할 테고 말이다.
피드버너를 사용하면 혹시 이후에 다시 이사를 결정할 때 적어도 RSS 주소를 바꿔줄 필요는 없으니 이 정도는 지금 해줘도 좋을 듯싶다.
피드 주소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만 구독자 분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한RSS에서는 주소통합신청을 하면 될 테고 굳이 그걸 하지 않더라도 기존 주소도 당연히 살아있으니 RSS 수집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블로그 RSS메뉴를 클릭하면 새로운 피드 주소가 나오도록 살짝 바꿔줬습니다. 결국 큰 의미는 없는 셈입니다. 그저 블로그 이사 실패를 기념하여 뭔가를 바꿔보기로 했을 뿐.
여기에 닉네임도 변경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는지 불필요한 동작을 한가지라도 줄이려 합니다. 또 근래 들어 굴리는 발음보다 편한 발음이 좋게 들립니다. 그리하여 ‘제노몰프’에서 ‘제노모프’로 변경합니다(목구멍의 굴레에서 벗어난 이 혀의 편안함!!)…라고 이유를 대봅니다만, 사실은 이사 포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하나라도 더 바꿔보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나저나 새로 만들어버린 텍스트큐브 블로그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베타 서비스 기간에는 삭제도 불가능하네. 요걸 한번 궁리해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