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Cook – Journey (2011)

내게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의 음악은 항상 '청량감'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올려진다. '맑고 시원한' 그 느낌은 언뜻 세련된 팝 사운드와도 통하고 통쾌한 락의 질주감과도 연결되곤 했다. 더불어 그들의 음악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그 풍부하고 예민한 감수성이었다.

밴드의 프론트맨이었던 정순용의 솔로 프로젝트인 토마스 쿡(Thomas Cook)의 음악에서도 그 감수성은 어김없이 살아있다. 아니, 극대화되었다.


Thomas Cook
Journey (2011)

01. 솔직하게
02. 아무 것도 아닌 나
03. 집으로 오는 길
04. 노래할 때
05. 청춘
06. 불면
07. 폭풍 속으로
08. 꿈

토마스 쿡의 두 번째 앨범인 [Journey]는 한 곡도 버릴 게 없는 앨범이라는 수식어가 오랜만에 어울리는 음반이다. 듣는 이를 들뜨게 하거나, 먹먹한 가슴을 어루만져주거나, 또 때론 아주 사소한 구절에서 무한한 공감을 일으키는 여덟 개의 노래가 음반을 꽉 채우고 있다.

존 메이어(John Mayer)나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를 떠올리게 하는 리듬감 있는 기타연주가 듣기 좋은 '솔직하게', 포크 스타일의 어쿠스틱 기타에 정순용의 차분한 보컬을 얹은 '아무것도 아닌 나', 앨범의 프로듀서인 김동률이 피아노 연주로 참여한 '집으로 가는 길', '솔직하게'에 이어 어쿠스틱 기타로 표현하는 그루브가 일품인 '청춘', 분위기 있는 '불면', 자장가처럼 앨범을 마무리 하는 '꿈'까지 [Journey]에 수록된 여덟 곡 모두는 각기 다른 매력을 뿜어내며 앨범 전체의 완성도에 똑 같은 지분으로 기여하고 있다. 노래들이 참 좋다.

정순용은 아주 독특한 멜로디 라인을 가지고 있다. 아마 그가 부르지 않아도 이건 그의 노래이리라 상상할 수 있을 법한, 다른 아티스트들과는 차별화된 멜로디다. 언뜻 전형적인 가요 같기도 하지만 드문드문 영미 팝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동서양의 분위기가 묘하게 섞여 있는 게 그가 만들어내는 멜로디만의 특징이랄까.

앨범에서 내가 특히 자주 듣는 '노래할 때'와 '폭풍 속으로'는 영락없이 메리 이모를 생각나게 하는 곡들이다. 부르고 연주하는 이들이 토마스 쿡이어도 좋고 마이 앤트 메리였어도 좋았을 노래. 정순용 특유의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고 차분한 초반부가 지나 미드 템포의 드럼 비트가 깔리는 부분부터 시원해지는 곡들이다.

한때 왜곡된 기타사운드, 지반을 울리는 드럼비트, 성대를 긁는 격렬한 보컬로 장식된 헤비메틀 외엔 듣지 않던 소년은 언제부턴가 그 귀를 좀 더 열어 두기 시작했다. 사람의 취향이 변한다는 건(혹은 확장된다는 건) 참 재미있다. 좀 더 열어둔 귀 덕분에 메리 이모님도 알게 되고 토마스 쿡도 접하게 되었으니까.

한동안 이 앨범만 들을 것 같다. 언젠간 그의 공연장을 찾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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