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Badlands: Badlands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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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Ray Gillen은 前 Rainbow의 드러머였던 Bobby Rondinelli가 주축이 된 그룹 Rondinelli에서 보컬을 맡고 있었다. 이들은 메이저 레이블의 관심을 받으며 데모까지 완성했지만, 레이 길런이 전설적인 그룹으로부터 꿈의 제안을 받으면서 팀을 탈퇴하게 된다. 그것은 헤비뮤직의 원조인 Black Sabbath로부터 전임 싱어 Glenn Hughes가 빠져 공석이 된 보컬리스트 자리를 맡아달라는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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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새버스는 『Seventh Star』투어를 레이 길런과 함께 성공리에 마치고 다음 앨범인 『Eternal Idol』의 제작에 착수한다. 예정대로라면 『Eternal Idol』에는 레이 길런의 목소리가 실려야 했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87년 초, 레이 길런이 앨범의 데모까지 완성했으나 발매된 앨범엔 Tony Martin의 목소리로 바뀌어있었다. 블랙 새버스를 탈퇴한 레이 길런은 Tony Franklin, Cozy Powell과 함께, Whitesnake출신의 기타리스트 John Sykes가 이끄는 밴드 Blue Murder에 합류한다. 그러나 이 또한 몇 곡의 데모를 녹음한 후 레이와 코지 파월이 함께 팀을 떠나게 된다.

이후 영국에서 몇 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레이 길런은 자신만의 밴드를 만들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온다. 88년 레이 길런은 Ozzy Osbourne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던 Jake E. Lee에게 여러 번 연락을 취했으나 대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계속되는 무응답이 안타까웠던 길런의 어머니가 중재를 해 가까스로 통화를 하게 된 두 사람은 의견의 합일점을 찾았고, 잼연주를 통해 서로의 음악적 이상도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이후 레이 길런이 블랙 새버스에서 함께 연주했던 드러머 Eric Singer를 부르고, 제이크 이 리가 前 Steeler 출신의 베이시스트 Greg Chaisson에게 연락을 취해 드디어 밴드 Badlands가 탄생한다. 1989년 이들의 셀프타이틀 데뷔앨범 『Badlands』는 빌보드 앨범 순위 57위까지 오르며 나름대로 선전했으며, 첫 번째 싱글 “Dreams In The Dark"의 뮤직비디오가 MTV에 자주 방영되면서 이들의 이름을 알렸다.

 



배드랜즈는 락계에 잔뼈가 굵은 멤버들이 모인, 그래서 미래가 더 궁금해지는 밴드였다. Randy Rhoads의 후임으로, 오지 오스본과 함께 히트작들을 만들어 낸 제이크 이 리는 배드랜즈를 통해 굉장히 블루지한 기타리스트로 돌아왔는데, 그것은 분명 현란한 연주를 들려주던 오지 오스본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기타 사운드도 마치 70년대 하드락을 연상시키듯 거칠어졌으며, 리프의 구성도 펜타토닉 스케일을 위시해 블루지한 느낌을 더한다. 첫 곡 “High Wire"와 두 번째 곡 ”Dreams In The Dark"만으로도 배드랜즈의 이러한 음악적 경향을 확인하기 쉬울 것이다.
 

Badlands:
Badlands
(1989)

01. High Wire
02. Dreams In The Dark
03. Jade's Song
04. Winter's Call
05. Dancing On The Edge
06. Streets Cry Freedom
07. Hard Driver
08. Rumblin' Train
09. Devil's Stomp
10. Seasons
11. Ball & Chain (Bonus Track)
 


3번 트랙을 제외하고 앨범의 모든 곡들은 밴드의 시작을 이룬 두 사람, 레이 길런과 제이크 이 리에 의해 만들어졌다. 세 번째 트랙 “Jade's Song"은 서정적인 느낌의 어쿠스틱 사운드로 채워져 있는, 제이크 이 리의 짧은 기타연주곡이다. 나는 앨범을 미리 들어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이 음반을 구입했는데, 시대에 역행하는 듯 너무 블루지한 앨범 색채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 트랙만 반복해서 들었던 경험이 있다. 네 번째 곡 ”Winter's Call" 또한 전곡에 이어 부드러운 분위기로 시작된다. 서정적인 도입부가 지나면 제이크 이 리의 리프가 폭발하며 곡의 분위기가 반전되는데, 레이 길런의 뛰어난 보컬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Dancing On The Edge"는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전형적인 8비트 기타리프 위에 레이 길런의 시원시원한 보컬이 얹혀있다. 앨범 전반에 걸쳐 음의 낭비를 자제한 제이크 이 리는 빠른 템포의 이 곡에서 만큼은 현란한 솔로를 들려준다. 6번 트랙 "Streets Cry Freedom"은 황무지를 연상시키는 전반부가 인상적인 노래다. 이 곡에서의 레이 길런의 목소리는 마치 Free와 Bad Company의 보컬리스트 Paul Rodger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블루지한 보컬스타일이 곡을 지배하고 있으며, 보틀넥을 이용해 연주한 기타솔로도 이 곡의 황량한 느낌을 더욱 배가시킨다. “Dancing On The Edge"와 비슷한 느낌의 ”Hard Driver", 헤비메탈보다는 블루스 락에 가까운 “Rumblin' Train", 역시 레이 길런의 보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Devil's Stomp"가 지나면, 슬로우 템포의 “Seasons"가 이어진다. 시종일관 끈적끈적한 레이 길런의 목소리가 지배하는 이 곡은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음악의 형태일 것이다. 『Badlands』의 마지막은 보너스 트랙인 ”Ball & Chain"이 장식한다.

배드랜즈는 확실히 앨범이 발표될 당시의 주류락계와는 동떨어진 음악을 들려줬지만, 헤비메탈의 원류와도 같은 6,70년대 사운드를 성공적으로 80년대로 끌어왔고, 또 음반 곳곳에 멤버들의 높은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집어넣었다. 구매당시에는 별 관심이 없다가 나중에야 이 앨범의 진가를 알게 된 나는 또 한번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건 보컬리스트 레이 길런이 93년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었다.


* 1992년 팀을 탈퇴한 레이 길런은 Alice In Chains를 떠난 베이시스트 Mike Starr, 기타리스트 Al Romano, 그리고 일전에 팀메이트였던 Bobby Rondinelli와 함께 밴드 Sun Red Sun을 결성했으나, 이번엔 과거와 반대로 바비 론디넬리가 블랙 새버스에 합류하기 위해 팀을 떠나고, 레이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어 Sun Red Sun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되었다.(레이 길런의 사후에 앨범이 발매되기는 하였다.)

* 레이 길런은 1990년 이후부터 AIDS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루머에 휩싸였는데, 결국 93년에 32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만다.

* 이미지출처

www.hotshotdigital.com

          

www.allmusic.com

      

www.sleazeroxx.com

* 참고사이트

www.raygill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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