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의 ‘GUITAR’ 카테고리를 둘러본 방문객이라면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 오래 전에 잠깐 기타레슨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Richie Kotzen*을 굉장히 좋아했다. 화제가 나온 김에 나는 마침 예전에 사뒀던 Poison의 [Native Tongue] 얘기를 꺼냈다. 테잎으로 소유하고 있던 앨범이었다. 잠깐 이 테잎을 구입했던 기억으로 되돌아가보자. 당시에는 지금처럼 음반을 미리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에 CD와 테잎 구입도 완전히 랜덤 방식이었다. 특히 메탈리카나 본 조비 같은 이미 많은 이들에 의해 검증된 초대형 밴드들의 음악이 아니라면, 구입한 음반을 계속 듣게 되느냐 마느냐를 순전히 순간의 선택에만 의존한 셈이었다. [Native Tongue]으로 말하자면..
여기 신이 공평하지 않다는 증거가 있다. 기타키즈를 열광시킨 휘황찬란한 연주력에 가슴을 울리는 소울풀한 보컬능력, 게다가 여성들에게 충분히 어필 할 만큼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이가 앞에 서 있다면 평범하게 태어난 당신은 신을 원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 당신은 그렇지 않다고? 적어도 내 심정은 그렇다. Richie Kotzen은 그런 질투심을 유발하는 기타리스트, 싱어송라이터다. 80년대의 헤비메탈계는 Eddie Van Halen, Yngwie Malmsteen등으로부터 촉발된 비르투오소 기타리스트들의 격전장이었다. 마치 누가 1박안에 가장 많은 음을 구겨 넣을 수 있는지 경쟁하듯 연주해 온 이 시기의 수많은 기타히어로들은 결국 90년대를 맞이하면서 얼터너티브, 그런지의 철퇴를 고스란히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