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먹먹하다. 벚꽃과 함께 날려버린 그녀의 마지막 흔적이 여린 심장에 파고들어 따끔거린다. 뭐야, 이거.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평범한 듯 쿨한 소년과 시한부 인생의 미소녀가 서로 좋아해서 어쩔 줄 모르는 시시한 이야기는 안 봐도 뻔하다고 그렇게 스스로 당부했건만. 그러나 우습게도 어느새 나는 일본의 어느 마을에서 사춘기 시절을 보낸 소설 속 소년이 되어있었다.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장의 어디쯤에서부터 그런 생각이 시작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분명 이건 내가 상상했던 그 이야기가 맞는데. 안 봐도 독자의 손바닥 안일 것 같았던. 그렇다. 카타야마 쿄이치의 틴에이저 러브스토리, 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게 기억되는 그때의 소중한 순간을 가슴에 아로새기기 위해 여러 가지 관습적인 소재들을 끌어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