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쑥한 차림의 정장이 잘 어울리는, 한없이 선량한 도둑들이 주인공인 『오션스 일레븐』은 코미디이자 판타지 영화다. 특히 이 도둑그룹의 우두머리와 참모격인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눈부셔서 이들이 벌이는 행위가 범죄라는 상상조차 들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범행의 성패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출소한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이 멤버들을 하나둘 모으는 영화 초반부의 익살맞음, 이를테면 자금을 조달할 물주인 루벤(엘리엇 굴드)이 오션과 러스티(브래드 피트)에게 과거 세 명의 카지노 도둑들을 언급하며 그 것이 얼마나 무모한가를 설명하는 장면만 보더라도 관객은 이 영화가 선량한(?) 범죄의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임을 거의 확신할 수 있다. 소더버그가 『오션스 일레븐』으로 성취하고자 한 것은 뒤통수를 때리는 통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