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포함 M. 나이트 샤말란의 은 영웅과 악당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을 담고 있다. 잘 생각해보자, 히어로물의 주인공들은 결코 빵 훔치는 소년이나 신용금고를 털려다 여직원에게 붙잡히고 마는 소심한 강도를 응징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이들은 핵융합 기술로 인류를 위협하는 미친 과학자나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 계획을 가진 싸이코패스, 혹은 영웅과 거의 동등한 능력을 가져 그 힘을 과시하기에 여념이 없는 자아도취 정신병자들을 처치하기 위해 그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영웅의 출현은 악당의 존재와 맞물려 이루어진다. 즉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악당이 없으면 놀라운 능력을 가진 영웅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문제 혹은 끝없이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와도 유..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샤말란의 영화 속 반전에 대한 강박은 이제 관객의 몫이 되어버렸다. 감독은 이미 영화의 내용을 통째로 뒤흔들 반전 따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서 꺼내버렸는지 모른다. 은 샤말란이 오랜만에 호되게 뒤통수를 가격해주리라 기대한 관객들에게 기대 이하의 결과물임이 분명하다. 이 영화는 충격적인 반전 같은 것은 품고 있지 않으니까. 다만 언제나 그렇듯 에도 초현실적인 현상에 대한 감독의 관심사가 표면화되어 있고, 별다른 공포장치 없이도 관객을 숨죽이게 만드는 그의 탁월한 연출력이 살아있다. 샤말란의 영화를 반전의 유무(혹은 그 강도)로만 평가하는 것은 결국 충족되지 않은 기대감에 실망만 느낄 관객의 손해로 고스란히 돌아올 뿐이다. 환경재앙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도 읽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