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얼티메이텀』이 폴 그린그래스의 『본 슈프리머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말은 비단 그의 연출 스타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본 얼티메이텀』은 정확히 전작의 마지막(더 정확히는 엔딩의 전 장면)에서 출발한다. 전편들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의 매력을 느끼는 데에 큰 지장은 없지만, 적어도 『본 슈프리머시』정도는 한번 쯤 확인하고 본 영화를 보는 것이 보는 이의 만족감을 배가시킬 것이다. 게다가 제작진은 『본 얼티메이텀』의 중간에 『본 슈프리머시』의 엔딩을 삽입하는 영리함을 보여 주기도 하며, 이것이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이 대목에서 작은 탄성을 지른 것은 과연 나뿐일까? 시리즈 전편이 일정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속편들이 첫작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경우..
『본 슈프리머시』가 『본 아이덴티티』와 다르게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전편에 비해 비약적으로 강조된 액션의 강도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카메라는 등장인물들의 긴장감과 불안함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며, 액션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관객을 도와주는 촉매역할을 한다. 현란한 카메라웍과 편집은 액션의 속도와 물리적 현상에 왜곡을 가한다. 그 덕에 제이슨 본이 펼치는 액션은 엄청난 완력의 맞부딪침으로 승화되었다. 마치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힘들의 대결. 내 눈엔 이것을 현실적이라 말하는 이가 오히려 이상해 보인다. 『본 슈프리머시』의 액션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고, 그래서 더 빠져들 수밖에 없다. 영화는 조용히 살고 싶었던 제이슨 본을 다시 음모의 바다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인의 죽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