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은 종종 동적인 것에서 정적인 상태로의 변화와 동일시되곤 한다. 물론 ‘성장’이나 ‘노화’의 결과가 반드시 시끄러운 것을 버리고 고요함을 택하리라는 법은 없다. 나이 들어갈수록 헤비니스의 데시벨을 올리는 주다스 프리스트 옹들이나, 조금 먼 길을 돌아 드디어 전성기 시절의 강력함을 되찾은 메탈리카 같은 밴드들을 보라. 그들의 음악에 담긴 에너지는 마치 멀어져 가는 젊음을 쉽게 놓아줄 수 없다는 투다. 그러나 김사랑의 세 번째 앨범을 수식하기 위해 한 단어를 찾는다면 ‘성장’이라는 말이 금세 떠오른다. 신선하면서도 당돌했던 전작들의 성격으로부터 궤도를 이탈해, 주변에 대한 나지막한 탐색처럼 들리는 김사랑의 3집 [U-Turn]. 이 앨범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단어가 있을까. 그가 군 생활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