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랑의 사이사이엔 시간이 멈추는 순간 또는 멈추길 간절히 바라는 순간이 있다. 그 시간만큼은 초현실의 공간, 그래서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공간이 된다. 그러나 째깍째깍 잘도 넘어가는 저 초침을 어떻게든 반대방향으로 돌려보고 싶어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시간이 흐르면 좋은 순간을 지나 오해의 지점을 건너 견디기 힘든 헤어짐의 단계에 다다르는 것이 모든 사랑의 결말이다. 반대로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길 바라는 순간이 온다면? 방금 여자친구와 헤어진 화가지망생 벤 윌리스(숀 비거스태프)에겐 시간은 멈추길 바라긴커녕 오히려 더디게 흐르는 애물단지이다. 벤이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도 추억이 떠오르지만 그럴수록 고통스런 순간들은 늘어난다. 까만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는 벤은 하루 중 더 얻게 된 그 시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