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을 의심했다. 와 의 감독이 영혼은 물론 육체마저 정확히 일치하는 한 사람이라는 것은 사기극이다. 적어도 동명이인일 가능성 정도는 남겨줬어야 한다. 어떻게 이 두 영화가 같은 사람의 손으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단 말인가. IMF라는 세 자 알파벳으로 한국을 수식할 수 있었던 시절의, 부산의 마약시장을 둘러싼 생존게임 은 잔인하리만치 숨막히는 밀도의 영화다. 화면은 차갑고 인물은 뜨거우며 사건은 처절하다. 도무지 쉴 틈이 없었던 에 비하면 최호 감독의 그 전작인 에서는 열 숨 정도는 돌릴만한 여유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이야기와 우연히 만난 20대 청춘이 서로에게 끌리는 스토리가 어떤 유사한 부분을 가지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소재부터 확연히 다른 두 영화다. 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