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집 근처 슈퍼마켓에서 행사로 저렴하게 나온 버드와이저와 하이네켄 맥주를 여러 캔 사뒀다.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수를 아주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은 한밤중에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다. 아마도 요즘이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 사둔 맥주는 매일 밤 홀짝홀짝 한 캔씩 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예전엔 한 캔만 마셔도 배가 더부룩하곤 했는데 요즘은 어째 괜찮다. 시원하게 목을 타는 느낌이 좋다. 날마다 조금씩 늘어날 뱃살이 약간 걱정되긴 하지만 이번에 사둔 거 다 마신 후 다시 열심히 운동하면 되지 뭐. 오히려 먹고 싶은 거, 마시고 싶은 거, 제때에 못하면 정신건강에 해롭다. 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료수에 가까우니 안주가 굳이 필요 없겠지만 언제부터인지 짭짤한 프링글스를 습관이 되어버린 듯 곁에 두고 마신다..
사람의 취향이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기분이나 상황에 의해 수시로 바뀔 만큼 유연하다. Rock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취향의 보수성이 나에게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또 그것이 그 안의 어느 한 세부장르만을 고집할 만큼 견고하지도 않다. 또 어느 한 뮤지션에 집착하는 그런 고집도 나에겐 없다. 어쩌면 열정의 부재인지도 모르지만, 난 이걸 ‘취향의 순환’이라 부른다. 즉 들어서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취향은 그때그때마다 변하게 마련이다. 오늘은 이 밴드의 음악이 한없이 좋다가도 내일은 저 밴드의 음악에 푹 빠지는 소심한 배신. 또 누가 알겠는가? 내일은 힙합앨범을 듣고 있을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 이것을 어느 하나의 아티스트에 국한하더라도 얘기는 마찬가지다. 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