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거장’이라는 단어에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많은 대중의 인기와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이 ‘거장’이라는 단어로 탈바꿈해 해당 아티스트를 수식할 때엔, 왠지 모를 강압을 느끼곤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다수의 의견이 뭉쳐 혹시 있을지 모를 소수의 반대를 암묵적으로 억압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쯤 생각해 보게 된다. 예를 들어 Toto와 같은 밴드를 ‘별로’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 그렇게 심각한 얘기는 아니다. 단지 Toto의 지나치게 매끈한 팝음악이 조금 거슬렸을 뿐이랄까. 분명 비르투오소 집단임이 틀림없는 이 괴물들이 내놓는 음악들은 너무나 절제되고 너무나 감미로워서 혹시 '금욕의 계'라도 결성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참아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