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원 iAudio 7 mp3 플레이어

G3와 D2를 함께 써온 지도 벌써 몇 년이 되었다. G3는 정말 오래 사용해 왔는데 아직도 운동할 때는 꼭 옆에 두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녀석이다. D2는 좀 무거워서 트레이닝 복 주머니에 넣고 달리기엔 약간 무리가 따른다.

뭐, 그렇다고 D2가 무게가 심하게 나가는 녀석이란 얘긴 아니지만, 몸무게를 문제 삼지 않더라도 운동시간과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D2는 음악만을 위한 기기가 아니어서 전원을 켜고 지난번에 듣던 음악으로 진입하기까지 적어도 두 번의 터치가 필요하다. 메뉴에서 ‘음악’ 아이콘을 고르고 음원을 직접 재생시켜야 한다. 설정에서 ‘재시작’을 해놓더라도 ‘자동시작’ 옵션이 없기 때문에 이를 단축시킬 방법은 없다.

제품박스. 우측 상단의 ‘Made in KOREA’ 문구부터 눈에 들어온다.


더구나 터치방식만을 사용하는 녀석이라 한 손으로 조작하기에도 좀 애로사항이 있다. (물론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그 놈의 게으름이 문제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어 언제나 좀 더 빠른 방법을 갈구하게 마련이다.

G3는 불필요한 기능 없이 음악만을 위해 태어났기 때문에 이처럼 빠른 조작이 그리울 때 아주 요긴하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주 오래 전에 태어난 만큼 그 용량에 아쉬움이 있다. 1기가라 하면 당시엔 꽤 든든한 크기였는데 지금은 명암도 내밀 수 없는 수준. D2는 본체 메모리와 SDHC 메모리카드를 합쳐 20기가나 되어 꼭 듣는 음악이 아니더라도 미리 한번 넣어두면 한동안 USB를 연결할 일이 없어진다. 아마도 음악을 앨범 채로 듣기 좋아하는 유저라면 이런 큰 용량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박스의 구성품은 관련 소프트웨어 CD와 USB케이블, 번들 이어폰과 솜, 그리고 iAudio 7 본체다.


그리하여 온라인 쇼핑몰에서 새로운 mp3 플레이어를 검색하고 있는 나. G3와 D2에서 나름대로의 장점을 뽑아 잘 섞어놓은 녀석이 어디 없을까 눈에 불을 켰다. D2보다는 가볍고 일단 용량이 8기가 이상일 것. 동영상 등 잡다한 기능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님. 여기에 재생시간이 길다면 금상첨화. 마침 애드센스로 돈이 생겨 가격도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음악만을 위하며, 길게 버틸 줄 알고, 날쌔면서도 몸집 두둑한 녀석이 탐색대상.

결국 결론은 또다시 코원 제품이 되어버렸다. 이미 두 개의 제품을 써본 경험도 있어 우선 신뢰가 갔던 건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미리 둘러본 여타 브랜드의 제품들이 뭔가 하나씩 부족했다. 디자인이 맘에 들면 큰 용량의 제품이 없거나, 용량도 크고 다 좋은데 하루에 한번은 충전해야 할 만큼 오래 못 가는 녀석 등. 코원의 iAudio U5도 살짝 고려했으나 문제는 역시 재생시간과 용량이었다. 그러던 차 눈에 들어온 것이 코원의 iAudio 7. 솔직히 디자인은 살짝 투박하지만, 놀라운 60시간의 재생시간(이라면 실사용 시간은 아마도 50시간 전후가 되지 않을까 한다)에, 그다지 크지 않고, 무려 16기가라는 엄청난 용량.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바로 주문 들어갔다.

검은 바탕에 레드가 측면을 두른다.


물건을 받고 보니 일단 크기는 생각보다 작다. 근데 무게는 살짝 나간다. 아마도 제조사 기준 60시간의 재생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몸체의 대부분을 배터리로 채웠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정도 무게는 감수할 수 있으니 불만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펌웨어 버전이 1.16으로 되어있길래 일단 최신버전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마친 후, 이런저런 설정을 D2와 똑같이 맞춰놓는다. 같은 제조사의 제품을 연이어 사용할 땐 이런 점이 좋다. 익숙한 인터페이스 말이다. 그런 후 음원들을 담기 시작한다. 16기가나 나가는 녀석이라 좀처럼 배가 채워지지 않는다. 한참을 먹는다. 느긋하게 초기 충전하는 셈 치고 한 앨범 한 앨범 쓸어 담는다. 음악과 함께 각종 어학관련 mp3 자료들도 같이 넣고 나니 그제서야 배불러한다. 시간이 꽤 흘렀다.

옆면에 전원과 메뉴, 볼륨 버튼이 있다. 전원버튼은 D2와 마찬가지로 왼쪽으로 살짝 당기면 On, 길게 당겼다 놓으면 Off가 된다.


iAudio 7의 전원을 다시 켜고 이번엔 음장을 손본다. 역시 D2에서 맞춰놓은 프리셋을 참고하여 맞춘다. 같은 코원 제품이라도 각 기기마다 소리의 특징이 다르다는 얘기가 있지만, 어쨌든 D2에서는 꽤 만족했던 음장이라 iAudio 7에서도 통할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근데 확실히 다르다. 귀가 예민하지 못한 편이라 자세히 설명하긴 힘든데, 같은 음장을 설정한다 해도 D2와 iAudio 7의 소리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결국 iAudio 7에서는 이 설정을 취소하고 원래 제공되는 프리셋 중에 ‘재즈’를 선택했다. D2에서도 귀가 피곤해질 때마다 종종 사용하는 프리셋인데 고음역대가 부담스럽지 않아 편안하다. 이렇게 설정하니 iAudio 7 소리에도 점차 적응이 된다. 평소에 mp3 플레이어의 음질은 절대영역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왔기에, G3와 D2와 iAudio 7를 두고 음질의 우열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출력과 소리가 다른 만큼 각각의 매력이 있다.

전원이 켜지면 제품 앞면의 REC 버튼과 스윙터치, 재생버튼 부분에 불이 들어온다.


미리 살펴본 다른 유저들의 평을 보니 iAudio 7의 스윙터치 방식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찬반이 뚜렷하다. 감도가 너무 강해 살짝 닿아도 원하지 않은 조작이 된다는 얘기에서부터 레버 방식에 비해 정확성이 부족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16기가의 용량과 스윙터치 방식은 아주 잘 어울린다. 비교적 민감한 감도의 스윙터치의 속도라면 폴더 탐색이 아주 쉬워진다. 생각해보라. 온갖 앨범을 ‘MUSIC’ 폴더 하나에 몽땅 채워 넣고 레버로 한 폴더 한 폴더 내려가기엔 시간이 너무 든다. 스윙터치로 쫙 훑어주니 속이 다 시원하다. 다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려면 항상 홀드를 걸어줘야 한다. 이점에선 G3가 참 편리하다. 꽤 투박한 생김새 덕분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홀드를 걸어놓지 않고도 오작동이 드물었으며 조작도 간편했다. 8기가 정도의 G3가 있었다면 아마 그걸 구입했을 것이다.

한자리에 모인 mp3p 삼총사. 어느 한 녀석 버릴 수가 없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iAudio 7은 지금의 미니 기기들이 대체로 가지고 있는 기능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음악 재생 외에도 동영상, 사진, 텍스트, 라디오를 지원한다. 근데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그 지나친 욕심에 있다. 동영상 기능의 경우 액정이 너무나 작아 거의 쓸모가 없으며 사진도 마찬가지다. 텍스트 파일 지원 정도는 나름대로 유용할 테지만, 오히려 이런 기능들을 줄이고 가격을 좀더 손봤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iAudio 7의 크기는 G3와 D2의 사이에서 어울린다. iAudio 7는 버그가 꽤 많은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글 작성을 마무리 하는 지금까진 발견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나오지 않길 바라며…


이제 세 개의 mp3 플레이어를 가지게 되었는데 운동 시에는 G3와 iAudio 7을 주로 번갈아 사용할 것 같다. 아직 G3를 버리기엔 그 기능에 문제가 없고 간편함에 있어선 여전히 셋 중 최고다. 외출 시에는 역시 D2와 iAudio 7를 함께 사용할 테고, 아무래도 새로 온 식구인 만큼 iAudio 7의 사용빈도가 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