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센스 시리즈9 15인치 노트북 (Samsung Sens Series9 NT900X4C-A68)

어느덧, 요즘 사무실에서 문서 작업을 주로 하는 직장인이 쓸만한 노트북은 어떤 게 있을까,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볼 시기가 되었다.

회사에서 일을 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조차 업무를 흘리고 다니는, 칠칠치 못한 직장인(바로 내 얘기다.)이라면 적당히 큰 디스플레이에 가벼운 노트북이 쓰기에 알맞을 게다. 회사에서 게임을 즐길 일도 없으니 외장 그래픽 카드도 필요 없을 터이다. 다만 요즘 많이 쓰이는 SSD 정도는 장착되어 있어야 빠른 시일 내에 노트북을 교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요즘 2년여 사용한 소니 노트북이 많이 느려진 것을 HDD 탓으로 돌리고 있는 중이다. 노트북을 바꿀 핑계거리가 생겼다.

애플의 맥북에어 이후로 봇물 터지듯 출시되는 울트라북 노트북 모델들은 모두 가벼운 무게에 위의 용도로 쓰고도 남을만한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 중 삼성 시리즈9의 활약이 돋보인다. 기존에 업무용으로 쓰던 소니 노트북을 대체할 제품으로 15인치 디스플레이를 가진 삼성 센스 시리즈9 NT900X4C-A68 모델을 골랐다.


1.65kg의 무게는 출장이나 외근 시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 단, 서류뭉치, 아이패드, 혹은 책을 함께 챙겨야 할 때면 약간 부담이 될 수 있는 무게다. 워낙 가벼운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이 무게만으로는 백팩 속 짐을 덜어내고 싶어 안달 난, 피곤한 어깨들의 환심을 사지 못한다. 때문에 13인치도 고려해 봤지만 사무실에서도 데스크탑 대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노트북이므로, 내 어깨에 양해를 구하고 좀 더 보기 편한 15인치로 선택했다. 내 눈은 내 어깨에 감사할 지어다.

15인치의 넓은 화면과 1600 x 900의 높은 해상도는 맘에 든다. 동영상을 보거나 문서 작업을 할 때 눈이 시원하다.

전자기기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인 나로선 기존에 쓰던 제품들과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맥 OS처럼 사용환경이 완전이 바뀌는 경우라면 모를까, 전에 쓰던 윈도우를 계속 쓰는 마당에, 사용자로서 달라진 느낌을 받기 쉽지 않다. 다만 날렵한 디자인이 새로울 따름이다. 아, 삼성이 제공하는 편리한 소프트웨어들이 사용시 편의성을 높여주는 것 또한 본 제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자 그럼, 시리즈9 NT900X4C-A68에 대해, 사무용 노트북으로 손색 없다는, 전형적이고 두루뭉술한 장점 얘기를 뒤로 하고, 이제 단점을 좀 이야기해 보자.

다른 제품들과의 방식의 차이 때문인지, 혹은 이 모델 중 공교롭게도 내 앞에 있는 제품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내가 이미 맥북의 트랙패드에 익숙해 져서인지 모르겠지만, 시리즈9의 터치패드는 사용하기 불편하다. 터치패드 하단의 좌 우 클릭 존을 클릭하면 깔끔히 반응하는 경우가 드물고, 클릭 시 커서가 살짝 미끄러지게 되어 제대로 된 클릭이 되지 않는다.

비교하자면 맥북은 마우스 없이 터치패드만으로도 쾌적하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맥 OS 부팅 시는 물론, 부트캠프를 통한 윈도우 부팅 시에도 블루투스 마우스를 연결해 놓지만, 그럼에도 많은 경우 터치패드를 사용하게 된다. 시리즈9의 터치패드는 마우스 없이 사용할 경우 불평이 나올 만하다.

또 제품 마감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다. 노트북 하판 좌우 밸런스가 맞지 않아 왼쪽이 항상 조금 떠있다. 하판의 오른쪽을 누르면 위 아래로 움직이지 않으나, 왼쪽을 누르면 바닥과의 유격이 느껴진다. 눈으로는 확인이 힘듦으로 예민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크게 문제 삼을 거리는 아닐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받은 제품만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불길한 생각도 든다.


사용하면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는 터치패드는 마우스 사용 시 꺼 놓는다(펑션키 조합으로 온오프가 가능하다.). 하판의 뒤틀림은 사용시 불편한 점은 아니니 무시한다.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장문의 불평 글을 올리거나 애꿎은 A/S 센터 직원을 괴롭히는 일을 하기엔, 내 자신, 대의를 위해 내 한 몸 기꺼이 내던지고자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저 기기에 자신을 맞춰 살아가는 편이 익숙한, 수동적인 인간인 것이다.

다만 다음에 언젠가 만나게 될 삼성의 다른 노트북은 부디 이런 단점들이 없는 모습으로 마주했으면 한다.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단다. 기기라고 다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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