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거의 1년 반 만에 만져본 기타는 역시 친절하지 않았다. 우선 먼지를 좀 닦고 튜닝을 좀 하고 몇 번 만지작만지작 하고 있으니 어느새 빨갛게 된 왼손가락. 으, 기타가 주인을 이렇게 아프게 하다니. 그래도 다시 만진 기념으로 Alice In Chains의 Brother를 녹음해봤다. Zoom 505 II도 꺼내어 연결도 해보고, 오랜만에 패치도 다운받아 나름대로 어쿠스틱 에뮬레이터를 만들어봤는데, 오오~ 결과물은 영 어쿠스틱 같지 않은 걸. 더구나 어려운 곡이 아닌데도 코드 운지도 쉽지 않고 박자도 맞추기가 힘드네. 반복되는 운지가 손가락을 더욱 아프게 한다. 그래도 꿋꿋이 녹음완료. 노이즈가 좀 많이 꼈는데, 해결방법을 모르겠다. 프로그램은 Sonar 6.0, 장비는 Cort G-290, Zoom..
알라딘 TTB 리뷰 당선적립금으로 일단 CD 한장과 책 한권을 주문했다. 왠지 적립금을 금방 써버리면 기분좋은 당첨의 여운이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에 일부만 사용, 어쨌든 오늘 CD와 책이 도착. 택배박스는 아무리 작은 것이 와도 반갑다. 원래 음악CD는 알라딘에서 주문하지 않음에도 이번에는 적립금 사용을 위해 주문해봤다. 주문한 내용물은 드림 씨어터의 신보 Systematic Chaos와 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 드림 씨어터의 앨범은 Awake이후로 발매직후 구입하지 않은 첫번째 앨범이 되었다. 그동안 다소 멀어졌던 것일까? 환상의 책은 예전에 누군가가 추천해 준 책인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군. 사실 폴 오스터의 책은 처음이다. Systematic Chaos는 DVD가 포함된 버전이다...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올해 존 쿠잭 주연의 영화 『1408』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는 이상하게도 작년에 본 영화『사일런트 힐』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별도의 원작(각각 스티븐 킹의 소설, 일본 코나미사의 게임)이 존재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은데, 그나마 공포의 소재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환상을 다뤘다는 점이 비슷했고, 아마도 두 영화의 결말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매듭짓는 방식이 서로 달랐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1408』은 주인공 엔슬린이 겪은 환상이 결국 현실과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면서 관객의 공포를 이끌어내려 했지만, 『사일런트 힐』은 마지막까지 현실과 환상이 서로 절대 만나지 않는 평행선을 이루고 있음을 암시한다. 『사일런트 힐』..
아침형 인간 사이쇼 히로시 지음, 최현숙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책의 구성]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아침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야간활동이 가능해지면서 바뀐 현대인의 생활모습을 주로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자연과 육체의 섭리와 리듬대로 생활하는 것이 인간에게는 가장 좋다라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위해, 갖가지 과학적 혹은 의학적 논리와, 주로 저자의 치료활동에서 나타난 실례들을 보여준다. 2장,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에서는 1장에서 주장했던 야행성 생활의 폐해를 바탕으로 아침을 되찾는 것이 인생의 성패를 가늠하기에 중요한 기본이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마찬가지로 저자 주변의 실례를 주로 들면서 '아침형 인간'은 건강뿐 아니라 성공과도 밀접한 관련이 ..
‘창의적’이라는 말이, 이제는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기존에 이미 있는 재료들을 얼마나 솜씨 좋게 버무리느냐를 뜻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 옥타브의 음을 반음까지 다 합쳐봐야 12개에 불과하고, 그것을 나름의 규칙으로 만들어낸 갖가지 스케일과 모드는 이미 충분하고도 넘치게 사용되었다. 대중음악에서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코드진행과 멜로디구성이 공식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대중음악 생산자들만 아는 비밀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밀이 아닌 채로 공공연히 사용되면서도, 수동적인 소비자는 끝없이 생산된다. 대중음악에서 미지의 영역이 거의 없어진 지금,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그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는 수고를 이미 멈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포스팅을 드문드문 하고 있는데도 티스토리 방문객수는 계속 늘어났다. 뭔가 이상하다. 음, 그렇군, 이게 바로 소문으로만 떠돌던 그 '뻥튀기'로구나, 말로만 듣던 로봇님의 방문. 얼마전부터 삽입해놓은 웹인사이드로 알아보니 실제로 방문객수는 줄고 있는 추세다. 티스토리 카운트는 400을 훨씬 웃돌지만, 실방문객은 50명 안팎이다. 이거 차이나도 너무 나는 거 아냐? 매일 몇개씩 글을 올려야 꾸준한 방문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보여줄 줄이야... 그건 그렇고 흠,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에 몇 개씩 글을 쓸 수가 있을까? 글쓰는 기계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ps. 흑, 그래도 최근에 쓴 서평이 고맙게도 알라딘의 이주의 TTB로 당선되어 적지않은 적립금을 받았다. 요즘 쓰는 사..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케빈 코스트너는 표정이 많지 않은 배우다. 격한 감성을 표출하는 캐릭터, 또는 여러 가지 감정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산하는 역할은 왠지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심지어 고뇌에 휩싸여있을 때도 그의 얼굴은 오히려 무표정하다. 그는 분명 평소에 온화한 얼굴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보여주는 미소는 차라리 냉소(冷笑)에 가깝다. 그 인상과 특유의 미소 또한 매력적인 것임은 분명하나, 이것이 동시에 그를 ‘차가운 신사’ 이상의 이미지로 포장해내지 못하는 한계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얘기해 이미 영광의 시절이 지나버린, 중년의 이 배우는 『미스터 브룩스』에서 그 자신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살인행위에 중독된 자신을 타일러보지만, 그게 제..
오늘 로망롤랑님의 포스트에서 공짜 스트리밍 사이트를 발견하고 제 블로그에도 달아보았습니다. www.deezer.com에 방문하여 간단한 등록절차를 마치고 스크립트를 받아서 삽입해봤는데요, 음, 노래 고르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가만 생각해보니 제가 작성한 포스트와도 연관되면 더 좋을 것 같아, 나름대로 골라본 노래들을 소개해 봅니다. 첫곡과 마지막 6번 곡은 영화자체보다도 음악이 더 인상적이었던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선택해봤습니다. 첫곡은 아마도 범블비와 바리케이드의 결투가 끝나고 범블비가 샘과 미카엘라를 태우는 장면에서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Goo Goo Dolls의 "Before It's Too Late"가 잔잔하게 깔렸었죠. The Used의 "Pretty Handsome Awkward"는 그 결투..
아마도 Paranoid 녹음한 시절에 만들었을 트랙. 제목처럼 코드 세 개가 반복, 반복, 계속 반복되는 곡이다. 4분 22초나 되는 긴 노래인데, 변화도, 보컬도 없이 쭉 간다. 후반부에 짧은 솔로를 넣은 것은 그래도 뭔가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을까? 잠잘 때 Repeated 해놓고 들으면 의외로 잠이 잘 온다. 흐흐... * 사진은 California, Long Beach의 야경이다. 물론 가본 적은 없다. 이미지출처는, www.freedigitalphotos.net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녁반찬을 걱정하던 엄마는 마침내 굳은 결심을 한 듯 팔을 걷어붙인다. 지난주와 그저께 모두 카레를 먹었는데, 오늘은 무얼 만드실까? “오늘이야말로... 카레로 한다!!” 입맛까지 다시면서 색다른 메뉴를 기다린 딸 노노코의 기대는 여지없이 사라진다. 아들 노보루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모처럼 아버지의 권위를 세우고 싶었던 아빠는, 익숙하지 않은 자신의 행동에 금세 긴장하여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말을 뱉어내고 만다. 온가족이 함께 간 쇼핑몰에 노노코를 두고 온 것을 깨닫고 모두들 걱정하고 있을 때, 노노코는 정작 자신이 아닌 가족들이 미아가 되었다면서 태연자약하다. 음, 뭔가 느낌이 오질 않는다고? 그건 아마 나의 표현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일 게다.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