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루에 마시는 커피 양을 줄이고 카페인 섭취를 100mg 전후로 제한하는 이유

어지럼증과 커피(카페인)의 상관 관계?

 

2021년의 일이다.

 

어느 날부터 어지럼증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현기증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다리 힘도 풀렸다. 머리가 핑 돌 때마다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심각한 증상은 아니리라 여겼지만, 하루 중 여러 번 발생한다는 점이 조금 우려스러웠다.

 

증상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병원(가정의학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워했다. 현기증이란 그 원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2주치의 약(어떤 약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과 함께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을 위한 글루타치온 수액을 처방받았다.

 

수액을 맞고 약을 먹은 후에도 증상은 계속되었다. 애초에 정확한 원인이 판명된 것이 아니니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었다. 

 

어지럼증에 대해 구글링을 해보다 커피가 현기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을 보았다. 당시 커피숍에서 파는 중간 사이즈의 커피를 하루 한 잔씩 마시던 때였다.

 

검색 결과중 일부는 다음과 같았다.

  • 커피의 탄닌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는데, 철분이 결핍되면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 이뇨 작용을 하는 카페인은 탈수를 일으키기도 한다. 탈수는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내용이 더 있었지만 내 상태와 조금이나마 연관있어 보이는 내용은 위와 같았다.

 

위 사항들 중 내 어지럼증의 원인이 과연 있는지, 있다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당시 어지럼증을 완화시킬만한 방도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일단 커피 혹은 카페인이 현기증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 가설을 세운 후, 스스로에게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2021년 12월말부터 다음해 1월말까지 약 1개월간 커피를 끊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어지럼증 개선을 위한 시도. 커피숍에서 한 잔씩 마시던 커피를 한 달간 끊었다.

 

그 후 거짓말처럼 어지럼증, 현기증이 사라졌다. 현기증과 함께 발생했던 다리 힘 풀림 증상도 없어졌다.

 

꼭 커피 혹은 카페인이 문제의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우리 몸은 스스로 회복하는 기능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인체의 회복 기능에 의해 이상 증세가 가라앉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병원에 갔을 때 처방받았던 약과 글루타치온 수액의 효과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났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커피를 한동안 끊은 경험 후 현기증과 커피(카페인)의 상관 관계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커피 소비 습관을 조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명확한 상관 관계가 아니라 해도 미리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주문하는 커피와 카페인 양을 줄이기로 했다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주로 마시던 커피 사이즈는 각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중간 크기 커피였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Grande) 크기의 아메리카노 혹은 콜드 브루 커피를 자주 마셨다. (그러나 하루 한 잔을 초과하지는 않았다.)

 

위 증상을 겪은 후 알게 된 사실인데 그란데 사이즈의 커피에는 (내 기준) 어마어마한 양의 카페인이 들어있었다. 

  • 스타벅스 그란데(473ml)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량: 225mg
  • 스타벅스 그란데(473ml) 콜드 브루의 카페인 함량: 205mg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일 경우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400mg 이하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Solo 한 잔의 카페인 함량이 75mg인 것을 고려하면, 한 잔의 그란데 아메리카노 혹은 콜드 브루를 마시는 것은 약 세 잔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셈이 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믹스 스틱 하나의 평균 카페인 함량도 50mg 남짓에 불과하다. 커피숍에서 무심코 마셨던 중간 사이즈의 커피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내 추정(커피가 현기증의 원인)이 맞다는 가정 하에, 내 어지럼증의 원인이 탄닌 섭취일 수도 있고 카페인 섭취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그 이후부터 커피숍에서 주문하는 커피의 사이즈를 줄이고 카페인 섭취도 줄이기로 했다. (카페인 음료를 아예 섭취하지 않거나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아침에 카페인의 도움을 살짝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 이를 끊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 대신 톨(Tall) 사이즈를 주문하면서, 카페인을 ½(하프디카페인)로 줄여달라고 한다. 카페인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되도록 오후 두 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스타벅스 톨 사이즈 ½디카페인(하프디카페인) 아메리카노(355ml)에는 80ml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커피숍에 가지 않을 때는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이나 '맥심 티오피 더 블랙' 작은 사이즈를 마신다

 

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는 마트에서 산 캔커피를 마신다.

 

작은 캔에 든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 혹은 ‘맥심 티오피 더 블랙'을 종종 사온다. 두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다음과 같다. 

  •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270ml)의 카페인 함량: 119mg
  • 맥심 티오피 더 블랙(275ml)의 카페인 함량: 127ml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과 맥심 티오피 더 블랙
마트에 갈 때마다 조금씩 쟁여 놓는 '조지아 고티카 빈티지 블랙'과 '맥심 티오피 더 블랙'

 

카페인 함량이 100mg 이하인 제품을 찾아보았으나 디카페인 제품 외에는 찾기가 어려웠다.

 

이유 모를 현기증을 겪은 이후로는 이런 방식으로 커피를 마셔왔다. 커피숍에 가든 집에서 캔커피를 즐기든 커피의 양은 상대적으로 적게, 카페인 섭취도 100mg 전후로 제한해왔다. (가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다행히 2022년 초 이후 아직까지 어지럼증이 재발되지는 않았다.

 

 

 

참고 자료: 

Do Coffee and Caffeine Inhibit Iron Absorption? / Healthline

Grounded in Reality: Does Coffee Dehydrate You? / Cleveland Clinic

Q&A: What effect does caffeine have on your heart? / University of California - Davis Health

[믹스커피 성분비교분석] 사무실 믹스커피 제대로 알고 마시자 / 소셜타임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