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검증된 학습 전략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는 실증 연구로 검증된 효과적인 학습 전략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은 개인의 경험을 미화하고 부풀려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책도 아니고, 우주의 기운을 받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고 설교하는 책도 아니다. 이 책에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을뿐 아니라 실제 사례로도 확인 가능한 공부 방법이 담겨있을 따름이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처음 읽었던 것은 약 2년 반 전이었다. 당시에는 책을 넘겨가며 알게 된 효과적인 학습법을 스스로 적용해 보지도 않고 책을 덮고 말았다. 이렇게 독서를 하니 머리에 남는 것이 없었다. 책을 흥미롭게는 보았는데, 막상 새로 습득한 지식이 무엇이었는..
과학적 근거가 아닌 직관에 의존한, 비효율적인 학습 전략 몇 년 전 1대1 영어 회화 튜터링을 받을 때였다. 첫 만남에 레벨을 측정하기 위한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원어민 선생님은 이런 질문을 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떤 학습 방식을 선호하세요? 시각 자료로부터 더 효과적으로 배우는 타입인가요, 아니면 청각 자료가 학습 내용을 이해하기에 더 효과적이던가요?”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이 질문은 뉴질랜드의 교육 연구자 닐 플레밍(Neil Fleming)이 고안한 ‘VARK 학습 양식’에 토대를 둔 것이었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있다는 주장이자 개념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학습자의 특성을 네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V - 시각적..
나는 왜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들을 좋아하게 되었나 '드래곤볼'과 '슬램덩크'에 열광하던 내게 ‘마스터 키튼’과 ‘몬스터’는 앞의 두 작품과는 결이 다른 또 하나의 놀라운 세계였다. 음모와 범죄, 풍부한 역사적 배경, 영화 같은 연출, 매력적이고 깊이 있는 캐릭터로 가득찬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들을 좋아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마스터 키튼’과 ‘몬스터’에 이어 ‘20세기 소년’과 ‘PLUTO(플루토)’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읽고 실패한 적은 없다. (아쉽게도 ‘빌리 배트’는 아직까지 읽지 못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만화에 대해 가지는 일부 편견 섞인 통념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가 그리는 세계에서는 한 챕터가 시작되며 아무 설명 없이 처음 보..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소년 챔프에 '슬램덩크' 원작이 연재되던 1990년대, 농구코트에 모이던 내 주변 아이들은 누구나 강백호, 채치수, 정대만, 송태섭, 서태웅 흉내를 냈다. 잡지 연재분을 한창 챙겨보던 것도 모자라 단행본도 차곡차곡 모아 열심히 읽었다. 시간이 흘러 단행본은 중고서점에 판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오랫동안 이 작품을 잊고 살았다. 무슨 연유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몇 년전부터 (역시 내 10대, 20대 시절을 풍요롭게 만들어준 불멸의 명작들인) '드래곤볼 풀컬러판', 'H2 소장판', '마스터 키튼 완전판' 등과 함께 '슬램덩크 완전판'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작품들을 오랜만에 다시 읽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걸까, 아니면 ..
외국어 공부에 지름길 따위는 없다고 한다. 사실 외국어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 남보다 빨리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기적의 방법은 없다. 그런 게 있다고 선전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사기꾼이거나 어리석은 사람일 것이다. 공부란 남이 대신 해줄 수 없고 누군가가 떠먹여줄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묵묵히 한 우물을 팔 줄 아는 끈기만이 필요하다. 아마 나는 이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동안 혹시라도 요행은 없을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 한 예로 아이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외국어 학습 앱을 구입했다. 지금도 나는 그 모든 앱이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 어떤 교재도 학습자를 자동으로 학습시킬 수는 없다. 음식이 아닌 공부에 있어서라면, 재료의 좋고 나쁨, 요리사의 실력이 아..
때론 영화에서 소설로 이어지는 원작으로의 탐험이 새롭고 즐거운 발견을 낳기도 한다. 영화 은 나를 아사다 지로의 단편집 으로 이끌었고, 은 이 중년의 일본 작가를 내 뇌리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꾼으로 각인시켰다. 아사다 지로의 단편들은 잘 만든 특집드라마를 보듯 간결하고 명료하다. 그의 짧은 이야기들 속엔 지루하도록 깊이 내려가 결국 독자와의 공감의 접점을 잃어버린 자아성찰이나 관념의 철학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그 행동이 금새 예측되는 재미없는 캐릭터들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사다 지로는 이야기와 주제, 인물 사이의 강약을 제대로 조절해 독자로 하여금 그의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엔 제목 그대로 '이상야릇하고 재미나는 이야기'들이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