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니메 오타쿠 형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는 결국 레이싱에 있어서 따라올 자가 없는 한 소년의 고군분투 승리담, 또는 레이싱 트랙만큼 짧고 강렬한 성장기였다. 의도했든 안 했든 수많은 철학적 담론들을 배출해 낸 1편을 부담스럽게 감싸느라 속이 울렁거렸던(그러나 어쨌든 호감은 여전한) 전작 트릴로지에 비해 가 담백하고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감독(들)의 진심이 관객(적어도 나 같은)에게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의 지나치리만치 단순한 이야기구조와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감독의 경건한(!) 태도가 표출된 화려한 미장센은, 철학적 배경을 빌려 펼쳐놓았던 영웅담에 비해 몸무게가 훨씬 가볍다. 원작과의 관계를 멀리 놓고 보더라도, 두 워쇼스키의 의도는 아니메의 완전한 실사화라기 보다 두 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