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의 최고작이라 일컬어지는 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의 영화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한다는 것이 마음 편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의 영화들에 ‘깊이’ 공감하거나 ‘커다란’ 매력을 느껴 본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과 정도를 재미있게 본 것 같고, 제작규모의 크기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 보였던 , 정작 영화보다 해석(주변에서 해준 것이든 감독 스스로가 풀어낸 것이든 간에)이 더욱 풍부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등, 이후 이안의 영화들은 어딘가 모르게 가깝지 않은 느낌이다. 중화권에서 제작되었던 그의 초기작들을 제외한다면 이처럼 ‘글로벌’한 아시아계 영화작가가 또 있을까 싶은 이안의 필모그래피는 확실히 인상적이지만, 내겐 그것이 ‘소재와 인식의 세계화’ 이외에 어떤 의미도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