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돌아보면 확실히 끈기가 있는 성격은 아니다. 특히나 싫증을 잘 내는 스타일이라 무슨 일, 어느 사물, 어떤 사람에게든지 꾸준한 관심을 주는 경험은 거의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뒤늦게 후회할 일도 꽤 많았던 것 같다. 특히나 사람인 경우엔 더욱. 대상이 음악이라 해도 크게 다르진 않다. 그나마 CD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던 시절에는 휴대한 몇 장의 CD를 하루 종일 듣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엄청난 양의 음악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MP3P의 시대라면 한 곡의 노래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른 폴더의 노래를 검색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새삼 선택 받지 못한 CD속 숨겨진 명곡을 찾자는 얘기는 아니고, 그만큼 한 곡에 ‘삘’ 꽂혀 올인하는 경험이 줄어들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