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Stone Temple Pilots: Thank You (2003)

90년대 초반 얼터너티브의 초강세 속에서 92년 데뷔앨범 『Core』를 발표하며  등장한 Stone Temple Pilots(이하 STP)는 데뷔 초반 그들에게 겨눠진 의혹의 눈초리를 견뎌야했다. 90년에 데뷔앨범 『Facelift』를 발표한 Alice In Chains, 일년뒤인 91년에 『Ten』을 발표하며 등장한 Pearl Jam에 이미 경도되어 있던 팬들과 평론가들이 STP에 대해 앞의 두 그룹의 음악색을 합친 아류에 불과하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보컬리스트 Scott Weiland의 음색은 Pearl Jam의 Eddie Vedder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평가절하는 STP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했다. 다섯장의 정규앨범으로 20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그들은 아마도 90년대에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시대의 대표격인 밴드들이 하나 둘씩 해체되어 얼터너티브 또는 그런지의 광풍이 지나도 한참 지난 2003년 STP는 『Thank You』라는 베스트 앨범을 발표한다. 본 앨범에는 1집 『Core』에서 4곡, 2집 『Purple』(1994)에서 3곡, 3집 『Tiny Music...Songs from the Vatican Gift Shop』(1996)에서 3곡, 4집 『No.4』(1999)에서 2곡, 마지막 5집 『Shangri-La Dee Da』(2001)에서 1곡이 수록되어 있고, 미발표곡 한곡과 『Core』의 히트곡 “Plush"의 어쿠스틱버전이 포함되어 있는데 확실히 히트싱글이 많은 초반 앨범에서 많은 곡들이 선곡된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2004년에 구입한 본 앨범은 CD 1장에 DVD 1장이 포함되어 있는 버전이었는데 DVD에는 "Sex Type Thing", "Big Bang Baby"등의 뮤직 비디오와 “Trippin' On A Hole In A Paper Heart”의 공연실황, 그리고 약물치료 때문인지 엄청나게 살이 붙은 스캇을 볼 수 있는 “Plush"의 어쿠스틱 공연장면등이 수록되어있다. 1장 가격에 갖가지 부가영상까지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Stone Temple Pilots:
               Thank You

(2003)

01. Vasoline
02. Down
03. Wicked Garden
04. Big Empty
05. Plush
06. Big Bang Baby
07. Creep
08. Lady Picture Show
09. Trippin' On A Hole In A Paper Heart
10. Interstate Love Song
11. All In The Suit That You Wear
12. Sex Type Thing
13. Days of the Week
14. Sour Girl
15. Plush (Acoustic Version)

 

 


01. Vasoline

94년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인 『Purple』의 수록곡으로 70년대 하드록 스타일의 기타리프에 중간중간 사이키델릭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02. Down
STP의 보컬리스트 스캇 웨일랜드는 잇단 약물과 폭력사건으로 종종 팀을 어렵게 만들었데, 그러한 이유로 이들은 잠시 따로 떨어져 스캇 외의 멤버들이 따로 모인 Talkshow라는 밴드가 탄생하기도 했다. 스캇은 약물치료를 위해 재활원을 수시로 들락거리다 99년에 다시 모여 앨범 『No.4』를 발표하면서 STP에 복귀한다. 본 곡은 『No.4』에서 싱글커트된 곡으로 기존의 STP 음악보다 헤비한 느낌을 주는데, 기타리스트 Dean DeLeo의 낮은 음 중심의 기타리프가 돋보인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들에 대해 뒤늦은 관심을 갖게 해 준 곡이기도 하다. 곡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기타솔로도 인상적이다.

03. Wicked Garden

데뷔앨범『Core』의 수록곡. 개인적으로 스캇 웨일랜드의 보컬은 그의 비교 대상이었던 에디 베더의 그것보다 훨씬 변화무쌍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감히 추측해보건대 아마도 빈번한 약물복용이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이 곡에서 들리듯 데뷔당시의 스캇은 굉장히 거친 스타일의 보컬을 보여준다.

04. Big Empty

『Purple』 수록곡. STP의 색다른 면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곡이다.

05. Plush

『Core』의 히트싱글

06. Big Bang Baby

이들의 96년작 『Tiny Music...Songs from the Vatican Gift Shop』은 기존의 STP의 앨범들과는 다른 음악색을 가진 앨범이다. 이 앨범에서는 히트싱글이었던 “Lady Picture Show”에서도 알 수 있듯 기존의 하드록적인 색채가 많이 희석되었고 보다 장난스럽고 사이키델릭적인 요소가 많이 첨가되었다. 이 곡 또한 로큰롤시대를 연상케 하는 곡전개가 흥미롭다.

07. Creep

데뷔앨범 수록곡. Radiohead의 “Creep"과 동명이곡이지만 왠지 사회적 루저에 가까운 얼터너티브 세대를 대변하는 듯한 분위기는 두 곡이 비슷하다.

08. Lady Picture Show

3 집 『Tiny Music...Songs from the Vatican Gift Shop』 수록곡. 이 곡이 히트할 당시 내가 애청하던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토요일은 Rock이 좋아!” 코너에서 많이 들려준 기억이 난다. 거친 면이 거세된 스캇의 보컬이 마치 다른 사람 같다.

09. Trippin' On A Hole In A Paper Heart

같은 앨범 수록곡. Dean DeLeo의 왼손뮤트를 이용한 스트로크의 기타리프가 경쾌하다. 재치있는 기타솔로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요소.

10. Interstate Love Song

『Purple』의 히트싱글. 9번트랙에서의 스캇의 목소리와 비교해 보면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1. All In The Suit That You Wear

본 베스트 앨범의 유일한 미발표곡이다. 과연 약물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스캇의 보컬은 그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누구누구의 아류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높게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이 곡에서 들려주는 그의 목소리는 굉장히 매력적인데 그 것이 여타 앨범들에서의 음색과 매우 다르면서도 때때로 깊은 느낌의 울림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12. Sex Type Thing

헤비한 기타리프의 이 곡은『Core』에 수록되어 있다.

13. Days of the Week

마치 Third Eye Blind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재밌는 곡이다. STP의 마지막 앨범이었던 『Shangri-La Dee Da』 수록곡으로 이들의 음악이 데뷔이후 얼마나 달라졌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곡이다.

14. Sour Girl

헤비한 싱글 “Down"을 앞세웠던 『No.4』의 수록곡으로 앞의 곡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지금은 헐리우드의 호러퀸이 된 Sarah Michelle Gellar가 등장하는 몽환적인 느낌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15. Plush (Acoustic Version)

데뷔앨범의 히트싱글 "Plush"의 어쿠스틱 버전이다. 여타 악기들이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어쿠스틱 기타 한대와 스캇의 보컬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금 들으면 왠지 얼터너티브록의 황금기가 그리워지는 조촐한 편곡의 버전이다.


* 이미지출처 www.stonetemplepilo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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