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책들

오래간만에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했다. 한동안 주로 집에서 떠돌던 책을 읽거나 가까운 서점을 이용해 오다가 알라딘에 쌓여있는 마일리지도 쓸 겸 몇 권을 구입했다.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할 땐 마일리지 500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편의점택배서비스를 이용한다. 좀 재미있는 것이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할 땐 500원이 아무것도 아닌데 꼭 온라인으로 무언가를 사면 어느 쪽이 좀 더 혜택이 많은지 꼼꼼하게 계산해본다. 어쨌든 마일리지도 더 받을 수 있고 집 근처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어 불편함도 없다. 경비실에서 찾아오는 것보다 마음이 편한 감도 있고.



매번 책을 구입할 때마다 늘 그렇듯 책 선택이 쉽지 않다. 책 읽는 속도가 결코 빠르지 않아 나에게 있어서 독서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행위다. 한마디로 주어진 시간에 비해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책 중에서 읽을 책을 어떻게 선택하느냐.

 


요즘엔 이 방법을 쓴다. 이 블로그에 붙어있는 알라딘 ttb2 광고판은 일차적으로 광고의 역할도 하지만 실은 내가 읽었거나 읽고 싶은 책을 모아둔 목록이기도 하다. ttb2를 시작한 후로 책을 사려고 할 땐 이 리스트를 보고 선택한다.



<안정효의 글쓰기만보>는 글쓰기에 대한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주문한 책이다. 일반적인 교육과정외에 작문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해본 경험도 없다. 그 때문인지 간혹 생각을 글로 정리할 때 어려움에 봉착하고는 한다. 물론 글 쓰기 전의 생각을 곱씹어보는 과정도 쉬운 것은 아니지만 우선 글쓰기에 대한 도움말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

<기타리스트를 위한 귀카피 북>. 요즘은 기타를 잘 잡지 않는다. 현실적 이유보다도 예전만큼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이유일 것이다. 그럼에도 기타에 미련은 남아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쓰다듬어는 준다. 기타를 만져주는 시간이 줄어든 이후로 크로매틱을 비롯한 기본적인 트레이닝은 거의 하지 않고 간혹 곡을 정해서 카피를 해보곤 한다. 특정 곡에 대한 악보를 찾기 쉬운 시절이 되었지만 어떤 악보는 곡의 뉘앙스를 무시한 채 기계적으로 채보가 되어있어 차라리 스스로 듣고 음을 따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은 Tascam사의 기타트레이너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돈을 좀 아끼자는 생각에 이 책을 구입했다.

이와 함께 문득 읽고 싶었던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영화잡지 씨네21에 연재된 진중권의 글을 모은 <진중권의 이매진>, 웹서핑 중 기억나지 않는 어느 곳에서 서평을 읽고 ttb2 목록에 추가해 두었던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도 함께 구입했다. 필립 K. 딕의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사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함께 주문한 경우다. 우연히 구입한 이런 책들이 간혹 더 큰 만족을 안겨다 주는 때도 있다.



이번에 구입한 책은 이렇게 전부 여섯 권. 내 독서 속도를 고려했을 때 몇 주간은 든든히 버틸 수 있는 권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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