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라이트 구입 - 아이라임라이트 Ver.3 독서등

기존에 얻었던 북라이트를 잘 사용해왔는데 새 물건을 주문한 것을 보면 이번은 실수가 확실하다. 스스로의 의지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손이 나로 하여금 마우스 왼쪽버튼을 누르게 한 것이다. 구태여 잘 쓰던 에너자이저 북라이트가 목 부분이 연약해 책 쪽으로 자주 고개를 늘어뜨리며 독서를 방해해 왔다고 변명도 해보지만 이번 소비만은 사치가 분명하리라. 하지만 어쩌랴,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새 물건은 내 손안에 들어왔다. 방법이 없다. 잘 쓰는 일만 남았다.

 


어쨌든 내가 보고 있는 이 물건. LT전자의 아이라임라이트는 한마디로 럭셔리한 북라이트다. 외양이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가격이 그렇다. 북라이트에 이 정도 돈을 지불한다면 이미 평생 사용하고 말겠다는 각오가 포함된 행동이다.

박스에서 갓 꺼낸 내용물. 사은품으로 천연수세미가 함께 왔다. 무슨 의미지?

 

깔끔한 겉포장.

 

디자인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스티커.

 

색상은 벨벳 블랙을 선택했다. 검은색이 가장 무난하다.

 

군더더기없는 본체 박스.

 

덮개를 열면 제품이 다소곳하게 누워있다. 영락없는 휴대폰의 모습이다.



디자인은 폴더식 휴대폰을 닮았다. 좀 투박하긴 하지만 휴대하기 편리하다. 함께 동봉된 파우치에 넣고 다니면 어두운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제품 자체에 고급스런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디자인상을 수상했다는데 어느 부분이 높게 평가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제품의 마감 자체도 깔끔한 편은 아니다. 목을 늘여 등의 높이를 조절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빡빡한 느낌도 있다.

기본구성품. 파우치, 본체, 24pin과 USB커넥터 밑 젠더, 사용설명서.

 

입을 연 상태. 아래 왼쪽이 전원과 밝기조절에 쓰이는 버튼이다.



이 제품은 하위버전이 있는데 AAA 건전지로 전원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내가 구입한 제품의 버전과 다르다. 아이라임라이트 Ver.3는 24pin짜리 휴대폰 충전 커넥터로 충전되는 리튬폴리머전지를 사용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사용시간은 20시간. 그러나 빛을 300Lux와 500Lux로 선택조절 할 수 있어 300Lux일 경우에만 2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버튼을 500Lux에 놓고 사용할 경우 10시간밖에 가질 못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전자제품의 실사용시간이 매뉴얼의 설명에 미치지 못하므로 대략 8시간 전후로 예상된다. 하루에 자기 전 1시간 정도 책을 읽을 경우 충전 없이 일주일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의 수명이 500회 충전가능으로 되어있으므로 평생 사용은 불가능하고 몇 년간은 문제없이 쓸 수 있다. 가격을 보고 평생 본전을 뽑으려 했던 내 기대는 물 건너갔지만 앞의 계산은 매일 자기 전 아주 깜깜한 공간에서만 책을 본다는 가정하에 있으므로 그보다는 더 오래 쓰리라 생각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사진으로는 어둡게 나왔지만 실제밝기는 책을 읽기에 충분하다.



장점

- 300Lux와 500Lux로 라이트의 밝기 조절가능
- 비상시 휴대폰 충전가능
- 좋은 휴대성 
- 잠깐 전등이 필요할 때나 조명이 필요한 접사촬영 시 등 다른 용도로도 사용가능

단점
- 다소 거친 제품의 완성도
- 비상시 휴대폰 충전가능(나에겐 필요 없는 기능이다)
- 엄청난 가격(가장 중요하다)


책을 읽기에 충분한 빛의 밝기나 용도의 다양성은 제품에 호감을 갖게 만들지만 그 모든 것이 높은 가격에 묻혀버린다.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선 책을 더 열심히 봐야 한다. 후회는 하지 않으나 주변에 쉽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다. 그러나 자기 전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나 잦은 출장을 다니며 이동시간 사이사이 책보기 좋아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이 제품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어떤 물건이든 가격을 불문하고 자주 써준다면 그 가치를 온전히 되찾는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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