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m를 달린 것은 처음이다 / 달리기 일지 4
- 몸을 움직여 보자/달리기 일지
- 2023. 7. 19.
2023년 7월 19일. 8km를 달렸다. 53분 걸렸다. 이 거리를 달린 것은 처음이다.
나는 그날 그날 몇 km를 달려야지 같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뛰지는 않는다. 대략적인 거리를 염두에 두긴 하지만 대개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덜 뛰기도 하고 더 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몇 주 동안 내 애플 워치 피트니스 앱 ‘실외 달리기’ 항목은 5.5km의 거리가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최소한 뛰었으면 하는 거리이지 최종 목표는 아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나갔다. 8km를 달렸다는 글을 쓰기 위해 뛰었다. 글쓰기의 순기능이라 여기고 싶다.
최근 최대산소섭취량(VO₂ Max)에 관심이 생겼다.
이 수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도 찾아보곤 한다. 달리기 능력을 높이고 싶기도 하고 평상시 피로를 덜 느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인터벌 러닝이 효과적이란다. 그제(17일) (요즈음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나 그렇듯) 미리 검색을 통해 알아둔 유튜브 영상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프로그램을 짠 후 실시해보았다.
참고한 영상은 Mark’s Daily Apple 채널에서 Brad Kearns라는 전직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스프린트를 포함한 인터벌 훈련에 대해 알려주는 'HIIT vs HIRT | How to Do a Sprint Workout the RIGHT Way’이다.
영상을 보면 몇 가지 서로 다른 조합이 가능한데 나는 10초간 힘차게 달리고 60초 휴식을 취하는 구성으로 여덟 세트를 반복하기로 했다.
비록 한 번 뿐인 시도였지만, 이 운동은 달리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이도 꽤 있는 내가 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빠르게 달리는 고강도 구간마다 자세가 불안정해진다. 고강도 운동 구간을 10초로 짧게 설정 했음에도 달릴 때 내가 다리와 발을 제대로 뻗고 있는지, 몸의 중심은 잘 유지 중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달리기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으므로 천천히 달릴 때도 부상을 방지하는 완벽한 자세는 아닐 터이다. 그런 자세로 고강도 달리기가 포함된 운동을 지속한다면 한두 번은 몸이 버텨줄 지 몰라도 미래 어떤 부상이 와도 놀랍지 않다.
또한 자세에 신경이 쏠리니 고강도 달리기 구간에 내가 내 심폐능력의 최대한을 쓰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인터벌 훈련은 어린 시절부터 운동 강도를 차근차근 높여와 몸을 적응시킬 수 있거나, 선천적으로 신체가 튼튼해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 사람들이 할 만한 운동인 것 같다.
인터벌 달리기 맛을 본 그날 저녁부터 몸 곳곳(허벅지, 어깨, 이두 등)에 근육통이 생겼다. 천천히 달릴 때엔 전혀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다. 달렸을 뿐인데 다리가 아닌 곳에 통증이 생기는 것도 생소하다. 예전 헬스장 처음 다닐 때 중량 기구로 운동 후 느꼈던 통증과 비슷하다.
다행히 통증이 심하지는 않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