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직구 2023년 8차: 퀸스라이크(Queensrÿche) “Empire” 리마스터반 등

아마존 직구 2023년 8차 구매 아이템

 

2024년이 된지 이미 한 달이 지났지만, 2023년 아마존 직구로 구입한 아이템에 대한 글이 몇 개 남아있다. 아마존 음반, 블루레이 직구는 멈출 수가 없다! 기록이 더딘 것은 내 게으름 탓이다. 

 

2023.12.17 - [그 外 이야기/소비의 기록] - 아마존 직구 2023년 7차: “장갑기병 보톰즈 컴플릿 컬렉션” 블루레이 등

 

아마존 직구 2023년 7차: “장갑기병 보톰즈 컴플릿 컬렉션” 블루레이 등

아마존 직구 2023년 7차 구매 아이템 아마존 직구, 올해 일곱 번째 주문 건은 음반 세 장과 블루레이 하나였다. 주문일은 한국 시간으로 11월 1일. 구입 아이템은 다음과 같다. (음반) 팻 머시니(Pat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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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덟 번째로 미국 아마존에서 구입한 아이템은 다음과 같다. 주문일은 2023년 11월 10일.

  • (음반) 퀸스라이크(Queensrÿche) “Empire” 리마스터반
  • (음반) 프랭크 마리노(Frank Marino) “From the Hip”
  • (음반) 팻 머시니(Pat Metheny) “Road to the Sun”
  • (음반) 케이케이즈프리스트(KK’s Priest) “Sermons of the Sinner”
  • (블루레이) ‘러시 아워 트릴로지(Rush Hour Trilogy)’ 블루레이
  • (블루레이) ‘드 팔마(De Palma)’ 블루레이

 

미국 아마존 직구
음반과 블루레이
아마존 직구 2023년 8차 구매 아이템

 

퀸스라이크(Queensrÿche)의 앨범을 수령한 날짜가 11월 24일로 제일 나중이었고, 다른 아이템들은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나눠 받았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음반이나 블루레이의 경우 대개 일주일 전후로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운송비(Shipping & Handling)는 총 $17.12가 들었다.

 

이중 프랭크 마리노(Frank Marino)의 앨범을 구입하게 된 경로를 살펴 보자. 요즘, 기존 관심 밖이던 뮤지션에 흥미가 생기는 방식 중 하나다.

 

최근 듣기 시작한 ‘The Jeremy White Show’라는 팟캐스트가 있다. 제레미 화이트라는, 뮤지션이자 라디오 진행자가 호스트인, 주로 80년대를 주름잡던 헤비메탈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는 팟캐스트다.

 

2023년 10월 8일 업로드된 에피소드에 밴드 테슬라(Tesla)의 기타리스트 프랭크 해넌(Frank Hannon)이 출연했다. 여기서 그는, 프랭크 마리노가 속한 밴드 마호가니 러쉬(Mahogany Rush)의 1978년 라이브 앨범 “Live”가, 그를 포함한 그와 동세대 기타리스트들[각주:1]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언급한다. 

 

이 대목을 듣고 그동안 이름만 들었던 프랭크 마리노의 음악이 궁금해졌다. 유튜브에서 “From the Hip” 앨범의 몇 곡을 들어보고 바로 아마존에서 주문했다. 프랭크 해넌이 언급한 마호가니 러쉬의 “Live”는 나중에 구입할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각종 팟캐스트를 듣다가 (내 관점에서) 새로운 아티스트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관심이 생긴 뮤지션의 앨범 중 국내 발매된 것이 있으면 다행이고, 아니어도 미국 아마존에 앨범이 있으면 이렇게 직구를 한다. 아마존에서도 CD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아이튠즈에서 디지털 음원을 구입할 때도 있다.

 

 

주목할 만한 아이템: 퀸스라이크(Queensrÿche) “Empire” 리마스터반

 

정확한 기억은 아닐 수 있는데, 10대 시절 최초로 구입한 CD가 퀸스라이크의 “Empire”였던 것 같다. (드림 씨어터의 “Awake”일 수도 있다. 보유 음반이 늘어난 지금은 앨범을 구입 날짜와 함께 스프레드시트에 기록하고 있는데 그때는 그런 기록을 하지 않아 제일 처음 구입한 CD 음반이 무엇이었는지 불분명하다. “Empire”였을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전까지는 카세트 테이프로만 음악을 소비했다.

 

당시는 헤비메탈 세계에 막 입문한 시점이라 내 취향이 다듬어져(?) 있진 않았다. 예를 들어, 이제는 처음 들었을 때 마음에 들지 않던 음반이 반복해서 듣다보면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 반대로 첫 감상 시 아주 매력적이던 음반이 몇 차례만 더 들어도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어렸을 때는 그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첫 인상이 가장 중요했던 시절이다.

 

퀸스라이크의 “Empire”는 처음 들었을 때 열광할 수는 없었던 음반이었다. 좋아하는 곡들이 있긴 했지만 하나의 완결된 음반으로 마음에 들어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는 ‘Silent Lucidity’라는 잔잔한 곡이다.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9위까지 올랐던, 밴드의 최고 히트곡이다. 밴드의 유일한 ‘빌보드 핫 100’ 탑텐 곡이기도 하다. 

 

(유튜브 영상) Queensrÿche - Silent Lucidity (Official Music Video) / Queensrÿche

 

그때는 이 곡의 매력을 잘 몰랐다. 헤비메탈에 갓 심취한 그때의 나에겐 이상한 심리가 있었다. 잔잔한 발라드는 왠지 멀리하고 점점 더 ‘빡센' 음악을 찾으려 했다. 지금이야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않지만 그때는 그랬다. ‘Silent Lucidity’ 같은 노래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다. 

 

앨범의 대표곡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는지, 당시 “Empire” 앨범에 큰 애착은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구입하기 시작한 드림 씨어터의 “Images and Words”나 “Awake” 같은 앨범에 느낀 애정과는 대조적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Empire” 앨범을 점점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Jet City Woman’이라는 곡을 애청한다. 긴장감 넘치는 베이스 라인과 기타 인트로가 인상적인 곡이다. 저프 테이트(Geoff Tate)의 드라마틱한 보컬도 좋다. 

 

아마존 직구로 음반을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또 명반으로 인정받은 다수의 앨범이 최근 리마스터링되어 발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음반 중 하나가 이 “Empire” 앨범이다. 

 

Queensrÿche “Empire” 리마스터반
Queensrÿche “Empire” 리마스터반

 

리마스터반은 CD 두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CD에는 “Empire” 전체 수록곡의 리마스터 버전이, 두 번째 CD에는 싱글 B-사이드 곡들과 “Empire” 앨범 일부 곡의 라디오 용(Radio Edit) 버전이나 싱글 용(Single Edit) 버전이 담겨있다. 

 

이 앨범은 수록곡들의 템포가 적당해 달릴 때 들어도 좋다. 조깅할 때 앨범 전체를 듣기도 하지만, 위에 언급한 ‘Jet City Woman’을 내 ‘달리기'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기도 했다. 어렸을 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Silent Lucidity’도 이제는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이때의 퀸스라이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보컬리스트 저프 테이트와 나머지 밴드 멤버들은 2012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저프 테이트와 함께 밴드의 창작 동력이었던 기타리스트 크리스 디가모(Chris DeGarmo)가 밴드를 떠난 것은 그 한참 전인 1997년의 일이었다. 저프 테이트마저 떠난 퀸스라이크를 여전히 퀸스라이크라 부르기는 쉽지 않다.

 

저프 테이트는 다른 멤버들에 의해 해고되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으나, 밴드의 프론트맨이자 창작의 거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던 그가 밴드를 강제로 떠나게 된 것은 팬들에게 충격이었다. 이후 당연하게도 밴드 소유에 대한(?) 법적 분쟁이 있었고, 결국 퀸스라이크는 저프 테이트 대신 새 보컬리스트를 고용하여 밴드를 이어간다. 

 

멤버 간의 분쟁과는 별도로, 밴드의 최고 히트 앨범 “Empire” 이후 퀸스라이크 역시 90년대 그런지/얼터너티브의 광풍 속에 차츰 힘을 잃어 간다. 

 

어떤 존재의 과거 가장 빛나던 순간을 마주하는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씁쓸하다. 퀸스라이크의 “Empire” 리마스터반을 듣고 있으면, 여전히 멋진 곡들과 일신한 사운드에 귀가 즐겁다. 동시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밴드의 찬란한 과거가 떠오르며 오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유튜브 영상) Queensrÿche - Jet City Woman (Official Music Video) / Queensrÿche 

(유튜브 영상) 5. Jet City Woman [Queensrÿche - Live in Oakland 1991/10/12] / Queensrÿche Bootlegs

  1. 잭 와일드(Zakk Wylde), 알렉스 스콜닉(Alex Skolnick), 비니 무어(Vinnie Moor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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